안심가 209
분부하네.
놀라고 당황하여 어찌할 바 몰라 백지 펴고 붓
을 드니,
생전 처음 보는 형상의 부가 종이 위에 뚜렷하네.
符
나 역시 정신없어 처자 불러 묻는 말이,
“이것이 웬 일인가, 저런 부를 본 적 있나?”
자식이 하는 말이, “아버님, 웬일입니까.
정신 좀 차리세요. ‘백지 펴고 붓을 드니
형상 있는 부가 있다’고 하신 말씀, 그것 또한 정
신 나간 소리예요.
애고, 애고, 어머니, 우리 신세 이 웬 일입니까
아버님 거동 보세요, 저런 말씀 어디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