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가 203
‘갑자기 부귀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라는
말, 예부터 전해오지 않았던가.
공자께서 말씀하신 ‘안빈낙도’가 우리들 삶 아닌가.
우리라고 무슨 팔자 고생 끝에 낙이 없겠는가.
좋은 일이 다하면 슬픈 일이 올까 무섭구나, 한
탄 말고 지내보세.”
③ 이럭저럭 지내다 보니 어느덧 사십이 되었더라.
사십 평생 이뿐인가, 어찌할 도리 없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구미산에 지은 정자
내게 주려고 지었던가, 이제는 어찌해볼 도리
없네.
‘한울님은 먹을 것 없이 사람을 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내게도 해당되는 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