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읽기쉬운 동경대전·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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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학문  29




               에서 어진 선비들이 찾아와 내게 물었다. “지금
               하늘의 영(靈)이 선생님께 내려왔다고 하니 어

               찌 된 일입니까?” 대답하기를, “가고 돌아오지

               않음이 없는 이치(무왕불복지리, 無往不復之理)를

               받았습니다.” 묻기를, “그러면 그 도를 무슨 도
               라고 부릅니까?” 대답하기를, “천도입니다.” 묻

               기를, “서양의 도와 다름이 없습니까?” 대답하

               기를, “양학(洋學)은 우리 도와 같은 듯하지만
               다르고, 그들은 비는 것 같지만 실속이 없습니

               다. 그러나 운(運)은 하나이고 도(道) 역시 같지

               만, 양학의 이치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⑨  묻기를,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대답하기를,
               “우리 도는 무위이화(無爲而化)입니다. 한울님

               마음을 지키고 그 기운을 바르게 하고 한울님
               으로부터 받은 성품을 따르고 그 가르침을 받

               으면 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서양 사람은 말에 차례와 질서가 없고 글은 옳

               고 그름이 분명하지 않으며, 도무지 한울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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