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비가 327
② 밝고 밝은 이 운수는 누구에게나 다 같지만
어떤 사람은 저러하고 어떤 사람은 이러한지,
이리 저리 헤아려 보니 운명이 제각각임이 분명
하구나.
의심하는 그 사람은 ‘하늘은 높아도 낮은 곳에
서 나는 소리를 다 듣는다’는 말을
애써 궁리하다가 제 나름대로 이치를 헤아린다
면서
생각하는 것이 고작 이것이라. 그러므로 하는 짓이
한편으로는 교활하고 한편으로는 가소롭구나.
한울님은 높이 계시지만 ‘낮은 곳의 소리도 다
듣는다는 말’을 겁내서,
비록 말은 안 하지만 속마음을 속여 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