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가 235
구미산 아래 한 정자를 지어 용담이라 부르고
초야에 묻혀 살던 선비로 후세에 전해진다는 말
인가.
가련하다, 가련하다, 우리 집안 운수 가련하다.
나도 또한 세상에 태어난 후 부모에게 죄가 되
지 않았는가.
불효한 신세 면치 못하니, 세월이 갈수록 원통
하고 울적할 뿐이로다.
때를 만나지 못한 남아로서 허송세월만 했구나.
세상일에 매달려 살다 보니 어느덧 사십이 다
되었구나.
사십 평생 이뿐인가, 어찌할 도리 없네.
구미 용담 찾아오니, 들리는 건 흐르는 물소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