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결시 95
만권의 책을 읽지 않았어도 그 뜻은 웅대하구나.
조각조각 흩날리는 꽃잎이여! 붉은 꽃의 붉디
붉음이여!
가지마다 돋아나는 저 잎이여! 푸른 나무의 푸
르름이여!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발이여! 흰 눈의 희고 흼
이여!
넓고 넓은 아득함이여! 맑은 강의 맑고 맑음이
여!
계수나무 노 드리우고 떠있는 배여! 물결 일지
않는 모래밭이 십리를 뻗어 있구나.
길에서 한가로이 나누는 이야기들이여! 동산에
달 떠오르고 북녘에서 봄바람 불어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