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읽기쉬운 동경대전·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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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결시  95




               만권의 책을 읽지 않았어도 그 뜻은 웅대하구나.



               조각조각 흩날리는 꽃잎이여! 붉은 꽃의 붉디

               붉음이여!



               가지마다 돋아나는 저 잎이여! 푸른 나무의 푸

               르름이여!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발이여! 흰 눈의 희고 흼

               이여!



               넓고 넓은 아득함이여! 맑은 강의 맑고 맑음이

               여!




               계수나무 노 드리우고 떠있는 배여! 물결 일지
               않는 모래밭이 십리를 뻗어 있구나.




               길에서 한가로이 나누는 이야기들이여! 동산에

               달 떠오르고 북녘에서 봄바람 불어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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