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읽기쉬운 동경대전·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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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문 53
이러한 여러 일들을 생각하고 나서 마침내 번
잡하고 어지러웠던 세상일들을 과감하게 떨쳐
버렸고, 가슴속에 맺혔던 응어리들을 자책하며
모두 풀어버렸다.
⑥ 용담의 옛집은 아버지께서 뭇 제자들을 가르
치던 곳이고 경주는 내 고향이다. 처자와 함께
용담으로 돌아온 날은 기미년(1859) 10월이고,
시운(時運)을 타고 도를 받은 때는 바로 경신년
(1860) 4월이다. 이렇듯 한울님으로부터 도를
받은 것은 또한 꿈같은 일이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주역 괘 대정수(大定數)를 깊이
살펴보고 하(夏), 은(殷), 주(周) 삼대에 사람들
이 하늘을 공경하던 이치를 살펴 읽어보니 비
로소 옛 선비들이 천명에 순종한 것을 알게 되
었다. 그리고 후학들이 그것을 망각한 것을 탄
식하게 되었다. 도를 닦고 단련해보니 자연한
이치 아닌 것이 없었다. 공자의 도를 깨닫고 보
니 하나의 이치로 정해진 것이었다. 나의 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