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읽기쉬운 동경대전·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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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1 123
마음이 들떠 오래 머물지 않은 것은 아니라오. 또
다른 고을에서 어진 벗을 만나보고자 함이로다.
우리가 어찌 망해가는 진(秦)나라 정원의 사슴
들이더냐, 태평성세를 알리는 주(周)나라 왕실
봉황의 울음소리임을 그대들은 마땅히 알 것이
다.
천하를 다 보지는 못했어도 구주(九州)라는 이
름을 들으니 대장부 마음이 공연히 설레는구나.
흐르는 물소리 듣고 중국 제1의 호수 동정호
(洞庭湖)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책상머리에
앉은 이곳이 동정호의 명승누각 악양루(岳陽樓)
인지 의심하노라.
내 마음 지극한 생각 속에 묘연해진 순간, 태양
을 따라 흘러 비치는 그림자가 의아스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