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읽기쉬운 동경대전·용담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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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소  137




               달은 구름을 채찍질해 서둘러 가네.



               물고기는 변해서 용이 되는데 바로 못에 물고

               기 있고, 바람이 숲속 범을 끌어내니 범이 그

               바람을 따라가네.



               바람이 불어올 때는 자취가 있으나 갈 때는 자

               취가 없고, 달을 앞질러 걷다가 뒤돌아보면 달
               은 언제나 내 앞에 있구나.




               자욱한 안개는 길을 가리지만 밟아도 흔적이
               없고, 구름이 산봉우리에 얹혀 있으나 산은 조

               금도 높아지지 않네.




               산에 사람이 많아도 다 신선(神仙)이라 하지 않
               고, 열 사람 모두 장정이라고 해도 군인이라고

               하지는 않네.




               달밤에 구름이 계곡의 돌들을 헤아리며 지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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