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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담 가
1.
국호(國號)는 조선(朝鮮)이오 읍호(邑號)는 경주(慶州)로다
성호(城號)는 월성(月城)이오 수명(水名)은 문수(汶水)로다
기자때 왕도(王都)로서 일천 년 아닐런가
동도(東都)는 고국(故國)이오 한양(漢陽)은 신부(新府)로다
아 동방(我東方) 생긴 후에 이런 왕도(王都) 또 있는가
수세(水勢)도 좋거니와 산기(山氣)도 좋을시고
금오(金鰲)는 남산(南山)이오 구미(龜尾)는 서산(西山)이라
봉황대(鳳凰臺) 높은 봉은 봉거대공(鳳去臺空) 하여 있고
첨성대(瞻星臺) 높은 탑은 월성(月城)을 지켜 있고
청옥적(靑玉笛) 황옥적(黃玉笛)은 자웅(雌雄)으로 지켜 있고
일천 년 신라국은 소리를 지켜 내네
어화 세상사람들아 이런 승지(勝地) 구경하소
동읍(東邑) 삼산(三山) 볼작시면 신선 없기 괴이(怪異)하다
서읍(西邑) 주산(主山) 있었으니 추로지풍(鄒魯之風) 없을소냐
어화 세상사람들아 고도(古都) 강산 구경하소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명현(名賢) 달사(達士) 아니 날까
하물며 구미산은 동도지주산(東都之主山)일세
곤륜산(崑崙山) 일지맥(一支脈)은 중화(中華)로 벌여 있고
아(我) 동방(東方) 구미산은 소중화(小中華) 생겼구나
어화 세상사람들아 나도 또한 출세(出世) 후에
고도 강산 지켜 내어 세세유전(世世遺傳) 아닐런가
2.
기장(奇壯)하다 기장하다 구미산기(龜尾山氣) 기장하다
거룩한 가암 최씨(佳岩 崔氏) 복덕산(福德山) 아닐런가
구미산 생긴 후에 우리 선조 나셨구나
산음(山蔭)인가 수음(水蔭)인가 위국충신(爲國忠臣) 기장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가련하다
구미 용담 좋은 승지(勝地) 도덕 문장 닦아 내어
산음(山蔭) 수음(水蔭) 알지마는 입신양명(立身揚名) 못하시고
구미산하(龜尾山下) 일정각(一亭閣)을 용담이라 이름하고
산림처사(山林處士) 일포의(一布衣)로 후세에 전탄 말가
가련하다 가련하다 이내 가운(家運) 가련하다
나도 또한 출세 후로 득죄부모(得罪父母) 아닐런가
불효불효 못 면하니 적세원울(積歲怨鬱) 아닐런가
불우시지남아(不遇時之男兒)로서 허송세월(虛送歲月) 하였구나
인간 만사 행하다가 거연(居然) 사십 되었더라
사십 평생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구미 용담 찾아오니 흐르나니 물소리요
높으나니 산이로세 좌우 산천 둘러보니
산수는 의구(依舊)하고 초목은 함정(含情)하니
불효한 이내 마음 그 아니 슬플소냐
오작(烏鵲)은 날아들어 조롱을 하는 듯고
송백(松栢)은 울울(鬱鬱)하여 청절(淸節)을 지켜 내니
불효한 이내 마음 비감회심(悲感懷心) 절로 난다
가련하다 이내 부친 여경(餘慶)인들 없을소냐
3.
처자 불러 효유(曉諭)하고 이러그러 지내나니
천은(天恩)이 망극하여 경신(庚申) 사월 초오일에
글로 어찌 기록하며 말로 어찌 성언할까
만고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여몽여각(如夢如覺) 득도로다
기장하다 기장하다 이내 운수 기장하다
한울님 하신 말씀 개벽 후 오만 년에
네가 또한 첨이로다 나도 또한 개벽 이후
노이무공(勞而無功) 하다가서 너를 만나 성공하니
나도 성공 너도 득의(得意) 너희 집안 운수로다
4.
이 말씀 들은 후에 심독희자부(心獨喜自負)로다
어화 세상사람들아 무극지운(無極之運) 닥친 줄을
너희 어찌 알까 보냐 기장하다 기장하다
이내 운수 기장하다 구미 산수 좋은 승지
무극대도 닦아 내니 오만년지운수(五萬年之運數)로다
만세일지장부(萬世一之丈夫)로서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구미 산수 좋은 풍경
물형(物形)으로 생겼다가 이내 운수 맞혔도다
지지엽엽(枝枝葉葉) 좋은 풍경 군자낙지(君子樂地) 아닐런가
일천지하(一天之下) 명승지(名勝地)로 만학천봉(萬壑千峯) 기암괴석(奇岩怪石)
산마다 이러하며 억조창생(億兆蒼生) 많은 사람
사람마다 이러할까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구미 산수 좋은 풍경
아무리 좋다 해도 내 아니면 이러하며
내 아니면 이런 산수 아(我) 동방(東方) 있을소냐
나도 또한 신선이라 비상천(飛上天) 한다 해도
이내 선경(仙境) 구미 용담 다시 보기 어렵도다
천만 년 지내온들 아니 잊자 맹세해도
무심한 구미 용담 평지 되기 애달하다
용 담 가
1.
국호(國號)는 조선(朝鮮)이오 읍호(邑號)는 경주(慶州)로다
(나라 이름은 조선이요,고을 이름은 경주로다.)
성호(城號)는 월성(月城)이오 수명(水名)은 문수(汶水)로다
(성의 이름은 월성이오, 내(川)의 이름은 문수로다.)
기자(箕子) 때 왕도(王都)로서 일천 년 아닐런가
(오랜 옛 적 왕도로서 일천 년을 지냈구나.)
동도(東都)는 고국(故國)이오 한양(漢陽)은 신부(新府)로다
(경주는 옛 도읍지였고, 한양은 새 도읍지로다.)
아 동방(我東方) 생긴 후에 이런 왕도(王都) 또 있는가
(우리나라 생긴 후에 이런 왕도 또 있는가.)
수세(水勢)도 좋거니와 산기(山氣)도 좋을시고
(물의 기세도 좋거니와 산의 기운도 좋을시고.)
금오(金鰲)는 남산(南山)이오 구미(龜尾)는 서산(西山)이라
(금오산은 남쪽에 있는 산이요, 구미산은 서쪽에 있는 산이라.)
봉황대(鳳凰臺) 높은 봉은 봉거대공(鳳去臺空) 하여 있고
(봉황대의 높은 봉은 봉황이 날아가 빈 채로 남아 있고)
첨성대(瞻星臺) 높은 탑은 월성(月城)을 지켜 있고
(첨성대의 높은 탑은 월성을 지키듯 서 있구나.)
청옥적(靑玉笛) 황옥적(黃玉笛)은 자웅(雌雄)으로 지켜 있고
(청옥적 황옥적은 짝을 이루어 지켜 있고,)
일천 년 신라국은 소리를 지켜 내네
(일천 년의 신라국은 명성을 지켜 내는구나.)
어화 세상사람들아 이런 승지(勝地) 구경하소
(어화, 세상사람들아, 이런 승지 구경하소.)
동읍(東邑) 삼산(三山) 볼작시면 신선 없기 괴이(怪異)하다
(동쪽의 삼산(三山)에는 신선이 살 만하고,)
서읍(西邑) 주산(主山) 있었으니 추로지풍(鄒魯之風) 없을소냐
(서쪽에 주산인 구미산이 있으니 공맹 같은 덕화가 없을소냐.)
어화 세상사람들아 고도(古都) 강산 구경하소
(어화, 세상사람들아, 옛 도읍의 강산을 살펴보소.)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명현(名賢) 달사(達士) 아니 날까
(‘인물은 땅의 기운을 받아서 난다’ 하니 큰 인물이 아니 날까.)
하물며 구미산은 동도지주산(東都之主山)일세
(하물며 구미산은 경주의 주산이라.)
곤륜산(崑崙山) 일지맥(一支脈)은 중화(中華)로 벌여 있고
(곤륜산 한 줄기가 중국으로 뻗어가고,)
아(我) 동방(東方) 구미산은 소중화(小中華) 생겼구나
(우리나라 구미산은 ‘소중화’를 이루었네.)
어화 세상사람들아 나도 또한 출세(出世) 후에
(어화 세상사람들아 나도 또한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고도 강산 지켜 내어 세세유전(世世遺傳) 아닐런가
(우리 강산 지켜 내어 대대로 물려주어야 하겠네.)
2.
기장(奇壯)하다 기장하다 구미산기(龜尾山氣) 기장하다
(기이하고 장엄하다, 구미산 기운이 기이하고 장엄하다.)
거룩한 가암 최씨(佳岩 崔氏) 복덕산(福德山) 아닐런가
(거룩한 가암 최씨의 복덕산 아닐런가.)
구미산 생긴 후에 우리 선조 나셨구나
(구미산 생긴 후에 우리 선조 나셨구나.)
산음(山蔭)인가 수음(水蔭)인가 위국충신(爲國忠臣) 기장하다
(산의 음덕인가 물의 음덕인가, 충신들이 나셨으니 기장하도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가련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가련하다.)
구미 용담 좋은 승지(勝地) 도덕 문장 닦아 내어
(구미용담 좋은 승지에서 도덕과 문장을 닦아 내어)
산음(山蔭) 수음(水蔭) 알지마는 입신양명(立身揚名) 못하시고
(산의 음덕 물의 음덕 알지마는 벼슬하여 세상에 이름도 떨치지 못하시고,)
구미산하(龜尾山下) 일정각(一亭閣)을 용담이라 이름하고
(구미산 아래 한 정자를 용담이라 이름하고)
산림처사(山林處士) 일포의(一布衣)로 후세에 전탄 말가
(벼슬 없는 산림의 처사로서 후세에 전해진다는 말인가.)
가련하다 가련하다 이내 가운(家運) 가련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우리 집안 운수 가련하다.)
나도 또한 출세 후로 득죄부모(得罪父母) 아닐런가
(나도 또한 세상에 태어난 후로 부모에게 죄를 짓지 않았는가.)
불효불효 못 면하니 적세원울(積歲怨鬱) 아닐런가
(불효불효 못 면하니 세월이 갈수록 원통하고 답답한 마음만 쌓이는구나.)
불우시지남아(不遇時之男兒)로서 허송세월(虛送歲月) 하였구나
(때를 못 만난 남아로서 허송세월 하였구나.)
인간 만사 행하다가 거연(居然) 사십 되었더라
(세상일에 매달려 살다 보니 어느덧 사십이 되었구나. )
사십 평생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사십 평생 이뿐인가, 어찌할 수가 전혀 없네.)
구미 용담 찾아오니 흐르나니 물소리요
(구미 용담 찾아오니, 흐르나니 물소리요)
높으나니 산이로세 좌우 산천 둘러보니
(높으나니 산이로세. 좌우 산천 둘러보니,)
산수는 의구(依舊)하고 초목은 함정(含情)하니
(산수는 예와 다름이 없고 초목은 정을 머금은 듯하니.)
불효한 이내 마음 그 아니 슬플소냐
(불효한 이 내 마음 그 아니 슬플소냐.)
오작(烏鵲)은 날아들어 조롱을 하는 듯고
(까막까치 날아들어 조롱을 하는 듯 하고,)
송백(松栢)은 울울(鬱鬱)하여 청절(淸節)을 지켜 내니
(송백은 울창하여 청절을 지키는 듯하니,)
불효한 이내 마음 비감회심(悲感懷心) 절로 난다
(불효한 이내 마음 슬픈 마음 절로 나네.)
가련하다 이내 부친 여경(餘慶)인들 없을소냐
(가련하다, 우리 부친, 남겨놓은 좋은 일이 없겠는가?)
3.
처자 불러 효유(曉諭)하고 이러그러 지내나니
(처자를 불러 다독이고 이럭저럭 지내다가,)
천은(天恩)이 망극하여 경신(庚申) 사월 초오일에
(천은이 망극하여 경신 사월 초오일에,)
글로 어찌 기록하며 말로 어찌 성언할까
(글로 어찌 기록하며 말로 어찌 다할 수 있을까.)
만고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여몽여각(如夢如覺) 득도로다
(만고 없는 무극대도 꿈인 듯 생시인 듯 득도를 하였도다.)
기장하다 기장하다 이내 운수 기장하다
(기장하다, 기장하다, 이내 운수 기장하다.)
한울님 하신 말씀 개벽 후 오만 년에
(한울님 하신 말씀 “개벽 후 오만 년에)
네가 또한 첨이로다 나도 또한 개벽 이후
(네가 또한 처음이로다. 나도 또한 개벽 이후)
노이무공(勞而無功) 하다가서 너를 만나 성공하니
(노력은 했으나 성공하지 못하다가 너를 만나 성공하니,)
나도 성공 너도 득의(得意) 너희 집안 운수로다
(나도 성공 너도 득의 너희 집안 운수로다.”)
4.
이 말씀 들은 후에 심독희자부(心獨喜自負)로다
(이 말씀 듣고 나니 마음으로 기뻐하며 자부심이 생겼도다.)
어화 세상사람들아 무극지운(無極之運) 닥친 줄을
(어화, 세상사람들아, 무극대도의 운수가 닥친 줄을)
너희 어찌 알까 보냐 기장하다 기장하다
(너희들이 어찌 알겠느냐. 기장하다, 기장하다,)
이내 운수 기장하다 구미 산수 좋은 승지
(이내 운수 기장하도다. 구미 산수 좋은 승지)
무극대도 닦아 내니 오만년지운수(五萬年之運數)로다
(무극대도 닦아 내니 오만년의 운수로다.)
만세일지장부(萬世一之丈夫)로서 좋을시고 좋을시고
(만세에 하나뿐인 대장부로서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구미 산수 좋은 풍경
(이내 신명 좋을시고. 구미 산수 좋은 풍경)
물형(物形)으로 생겼다가 이내 운수 맞혔도다
(빼어난 형상으로 생겼다가 나의 운수와 맞았도다.)
지지엽엽(枝枝葉葉) 좋은 풍경 군자낙지(君子樂地) 아닐런가
(가지마다 잎새마다 좋고도 좋은 풍경, 군자들이 즐기는 곳 바로 여기 아닐런가.)
일천지하(一天之下) 명승지(名勝地)로 만학천봉(萬壑千峯) 기암괴석(奇岩怪石)
(이 세상 명승지로, 많은 골짜기와 봉우리며 기이한 바위와 돌이)
산마다 이러하며 억조창생(億兆蒼生) 많은 사람
(산마다 이러하며, 세상에 많은 사람)
사람마다 이러할까 좋을시고 좋을시고
(모두가 나 같을까.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구미 산수 좋은 풍경
(이내 신명 좋을시고. 구미 산수 좋은 풍경)
아무리 좋다 해도 내 아니면 이러하며
(아무리 좋다 해도 내 아니면 이러하며,)
내 아니면 이런 산수 아(我) 동방(東方) 있을소냐
(내 아니면 이런 산수 우리나라에 어찌 있겠는가.)
나도 또한 신선이라 비상천(飛上天) 한다 해도
(내가 만약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해도,)
이내 선경(仙境) 구미 용담 다시 보기 어렵도다
(이 아름다운 구미 용담 다시 보기 어렵도다.)
천만년 지내온들 아니잊자 맹세해도
(천만 년 지나도록 잊지 말자 맹세해도,)
무심한 구미 용담 평지 되기 애달하다
(무심한 구미 용담 평지 될까 애달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