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를 즐기기 위한) 한자 읽기 입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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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마당 ― 한시를 읊어 보자
사실은 한시는 보통 한문보다 쉽다. 왜냐 하면 귀절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오언시는 한 구가 다섯 자인데 이 다섯 자는 2-3으로 나누어지며 칠언시는 한 구가 2-2-3으로 나누어진다. 예를 들면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란 구는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로 나누어진다.
이 시는 孟浩然(맹호연)의 유명한 "春曉(춘효)"의 일부분이다.
(예1) 春曉(춘효) 孟浩然(맹호연)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봄의 잠은 새벽을 못 느낄 정도로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잠결에 곳곳에 새 우는 소리 들린다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어젯밤부터 비바람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대체 꽃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첫째 구] 覺이 동사. 직역을 하면 "봄의 잠은 새벽을 느끼지 않는다".
[둘째 구] 동사는 聞이다. 啼도 동사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鳥를 꾸며서 "우는 새"로 해석해야 한다. 직역하면 "곳곳에 우는 새를 듣는다".
[셋째 구] 여기서는 동사가 없다. 來는 동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夜처럼 시간을 나타내는 말에 붙은 것은 "…이래"란 뜻이다. 직역은 "밤부터 풍우의 소리".
[넷째 구] 동사 같은 말이 落과 知 두 개가 있는데 진짜 동사는 知이고 落은 花와 함께 "꽃이 떨어지기가"란 주어가 되어 있다. 직역하면 "꽃이 떨어지기가 많고 적음을 안다"가 되는데, 多少는 현대 중국어에서도 "얼마"란 뜻이 있다. 따라서 知多少는 "얼마인지 아느냐"가 된다.
한시를 읽을 때는 압운한 부분에 약간 힘을 주어서 읽으면 압운 소리가 뚜렷이 울려서 좋다. 그러니까 "춘면불각효오∼, 처처문제조오∼"처럼 약간 과장될 정도로 힘주는 것이 좋다.
(예2) 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 李白
故人西辭黃鶴樓(고인서사황학루) 친구는 서쪽에서 황학루를 떠나
煙花三月下揚州(연화삼월하양주) 안개 끼는 삼월에 양주로 내려간다
孤帆遠影碧空盡(고범원영벽공진) 멀리 돛 하나 푸른 하늘에 사라지고
唯看長江天際流(유간장강천제류) 뒤에는 양자강이 하늘 끝으로 흘러갈 뿐
[제목] 送이 동사이며 그 앞의 黃鶴樓는 장소이니 "황학루에서 보낸다"란 뜻이다. 送 뒷부분이 목적어가 되는데 그 중 之가 동사로 있다. 이 之는 "가다"란 뜻이다. 지역하면 "맹호연이 광릉으로 감을 황학루에서 보낸다"가 된다.
[첫째 구] 辭가 동사다. 직역은 "친구가 서쪽에서 황학루를 떠난다".
[둘째 구] 下는 "아래"가 아니라 "내리다"라는 동사다. 煙花三月가 시간을 나타내어, 직역하면 "연화 삼월에 양주로 내려간다"가 된다. 煙은 "연기"가 아니라 "안개"란 뜻으로 꽃 필 적에 끼는 안개를 煙花라고 한다. 산수화를 보는 듯한 문구다.
[셋째 구] 이 구에서 동사는 맨 마지막에 있다. 孤帆遠影가 주어이며 碧空은 장소이다. 직역하면 "홀돛의 먼 모습이 푸른 하늘에 사라진다".
[넷째 구] 동사는 看이고 그 뒷부분 전부가 목적어이다. 목적어 부분은 문장처럼 되어 있는데 長江이 주어, 天際가 장소, 流가 동사로 "장강이 하늘 끝으로 흘러감"이란 구성이다. 天際는 낯선 말이지만 "하늘 天"에다 "가 際"이기 때문에 하늘가, 즉 하늘 끝쪽이란 뜻이다. 직역하면 "장강이 하늘 끝으로 흘러감을 오직 볼 뿐"이다.
어떻습니까? 의외로 쉽지요? 자, 이제 경전에 나와 있는 한시의 의미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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