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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석자 지극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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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천도교중앙도서관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4,517회   작성일Date 21-07-14 09:40

    본문

               열 석자 지극하면.....오지영

     

     우리 교에 주문 열 석자는 한울님의 큰 정신이요 사람의 본 마음이니 천지 개판한 몇 만년의 처음으로 나온 문제로다

     천지가 생긴 이전에도 이러한 도가 없고 천지가 생긴 이후에도 이러한 교가 또한 없으리라 하노라.  그러함으로 우리 도는 예에도 비할 수 없고 이제도 또한 비할 데가 없다 하였으니 우리 일반 교인이 된 이는 한번 다시 생각할 일이로다.

     

     주문의 뜻을 대강 말하건대 사람이 한울님을 모셨으니 한울님의 일을 사람이 마땅히 다 하리라는 것이라 대범 사람이 한울님의 일을 다 하고저 할진대 먼저 마땅히 한울님의 뜻을 알아야 할 것이요,  한울님의 뜻을 알고져 할진대  주문을 많이 읽는 것만 같은 것이 없나니,  주문 읽는 법은 무엇을 주장으로 하나뇨 오직 정성으로써 할지요,  정성이라 함은 진실하고 근간? 하다 하는 말이니 내 마음에 항상 속이지 않음을 생각하며 항상 게으르지 않음을 생각하여 자나 깨나 이 마음이요 가나오나 이 마음이요 바람이 불고 비가와도 이 생각이요 즐겁고 슬플 때도 이 생각이면  무위이화로 감화되는 것을 참 가히 측량할 바이로다.

     

     그러하나 주문 외일 때에 스스로 분별할 일이 있나니  소리가 없게 외일 때는 매양 온전한 뜻이 많고 소리가 있게 읽을 때는 매양 온전한 뜻이 적으니 이는 도시 마음으로 하고 입으로 하는 것이 다름이 있는 연고이며 또는 주문 읽을 때에 주의를 두는데 잘 두고 못 두는 관계가 있으니,  가령 두 사람이 있어 한 날 한시에 입도하여 십년이나 이십년을 공부하였는데 어떤 사람은 이러하고 어떤 사람은 저러하니 가히 의심이 없지 못할 일이로다.

     이제 의심을 파혹하고자 하면 다른 이치가 없다고 질언? 하겠도다. 이러한 이 사람은 이러한 마음으로 주문을 생각함이오 저러한 저 사람은 저러한 마음으로 주문을 생각함이로다.

     

     만일 한울님을 원망하거나 사람을 원망할지면 그 사람은 도저히 주문이치를 알지 못하는 자로다. 혹이 물어 가로되 열석자 지극하면 만권시서 무엇하랴 하셨으니 열석자속에서 능히 만권시서가 나오느냐 하거늘 나는 대답하여 가로되 만권시서는 본래 어느 곳으로 부터 생긴 것인가 다시 생각하여보라.

     

     글자의 근본은 사람의 말이요 말씀의 근본은 이 마음이니 저 만권시서가 아무리 많다하나 다 사람의 마음속으로부터 생겨나온 것이라,  이제 우리는 열 석자로 마음을 삼는 터이니 이 마음은 곧 한울님의 정신이라 한울님 정신 속에 무엇이 없으며  무엇이 없지 아니하면 만권시서는 고사하고 억 억 만권의 시서를 기록하기는 가히 어렵지 아니할 일이라 무슨 의심이 있으리오.

     다만 열석자를 공부함에 대하여 나는 스스로 지극하지 못할까 이로써 걱정하노라.

                                                                            천도교회월보 33(19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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