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신인간』포덕 102(1961)년 12월호 '월산 김승복 종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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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 승 복
수도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주관적 목적이 있어야 할 것이며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수도하는 방법과 수도하는 계단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높고 험악한 산에 오르려고 한다면 산의 상봉은 목적이 될 것이고 행장을 차리고 모든 준비를 한다는 것은 방법이 될 것이며 어느 길로 어떻게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계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길도 모르고 산중으로 들어간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길을 잃고, 굶주리고, 숲 속에서 진퇴양난이 될 것은 사실입니다. 수도하는 사람이 목적, 방법, 계단을 확실히 모르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등산하는 사람과 같이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우리 천도교의 수도하는 방법과 목적과 계단은 신성사님께서 이미 경전과 기타 많은 법설에서 말씀한 것이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서 수도하시는 여러분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우자천려(愚者千慮) 그 가운데 필유일득(必有一得)」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째 목적‥‥‥ 수도하는 사람의 목적은 안으로 자기의 인격완성에 있고 밖으로 보국안민(輔國安民) 포덕천하(布德天下) 광제창생(廣濟蒼生) 지상천국(地上天國) 건설에 있습니다. 인격완성의 표준은 지극한 수련을 통하여 견성각심(見性覺心)으로 도성덕립(道成德立) 하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씀하면 모든 사람이 한울사람이 되고, 이 지구상에 한울나라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 궁극목적입니다. 천지가 개벽된 이후 인류 역사를 통하여 수많은 성인, 철학자, 사상가, 학자들이 있었지만 인생의 의의와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밝히지 못했던 것입니다. 인생의 의의와 목적을 모르기 때문에 오늘날 인류의 멸망이 처참한 직전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천도(天道)가 순환하여 무왕불복지리(無往不復之理)로 다행히 우리 스승님 수운대신사께서 동방 한국에 나시어 천도를 대각하시고 우리들에게 인생의 의의는 인내천(人乃天)이요, 인생의 목적은 지상천국임을 밝혀 주었습니다. 실로 우리 인류에게 광명을 주었습니다. 한울님도 너무 좋아서 「개벽후 오만년에 노이무공(勞而無功) 하다가서 너를 만나 성공하니 나도 성공 너도 득의(得意)」라고 하신 것입니다.
둘째 방법‥‥‥ 수도하는 방법은 오관(五款) 실행을 지극한 믿음과 공경과 정성으로 잘할 것은 물론이오, 신성사님께서 직접 가르치신 경전과 법설을 숙독상미하여 모든 진리를 체득해야 할 것이며, 특히 수덕문에 있는 팔대계명과 도덕가에 있는 사대계명을 절대로 지켜야 할 것입니다. 수도하는 사람은 반드시 동경대전과 가사 팔편은 외워야하고 기타 모든 법문 법설을 숙독상미 하여 각득하는데 이르러야 할 것입니다. 수도하는 사람은 오직 경전을 공부하여 의심을 깨쳐야하고 이치를 터득해야 하고, 주문을 외워 견성각심(見性覺心)을 해야 합니다. 수도하면서 기성종교의 경전이나 또는 철학, 경제, 정치등 기타의 서적을 공부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설사 지식이 날로 넓어간다 하여도 진리와 방편을 분별치 못하고 의심이 날이 갈수록 늘어갑니다. 인내천의 심두(心頭)가 서서 진리와 방편을 분별할 수 있는 심경(心境)이 되었으면 참고로 공부를 하여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수도의 맛을 본 사람이면 다른 서적을 보려고 하여도 자미가 없어서 자연히 읽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스승님께서 「열석자 지극하면 만권시서 무엇하리 심학이라 하였으니 불망기의 하였어라.」 하신 것입니다.
셋째. 계단‥‥‥ 수도의 계단은 접령(接靈), 강화(降話), 자천자각(自天自覺)해탈(解脫), 대도견성(大道見性)입니다. 접령은 강령을 말함이니 강령이 될 때에는 여러 가지 현상으로 되어 집니다. 온 몸이 화끈 달면서 떨리기도 하며 팔이나 다리가 먼저 떨리기도 하고 가슴과 뱃속에서 떨려 나오기도 하고 머리 혹은 뒷등이 먼저 떨리기도 하고 온 몸이 몹시 춥고 떨리기도 하고 혈맥정신이 서로 잘 상통함으로 온 몸이 가려워지기도 하고 특히 얼굴이 몹시 가려워지기도 합니다. 강령이 되면 곧 영부(靈符)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강화라 함은 한울님 말씀하는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한울님 말씀이 처음에는 공중에서 들리기도 하고 혹은 자신의 입을 통하여 한울님 말씀이 나오기도 하며 때로는 강시(降詩)를 부르기도 하며 또는 자기 자신이 모르는 말도 많이 하다가 나중에는 내유강화지교(內有降話之敎)로 한울님과 말씀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됩니다. 대신사께서도 처음은 공중에서 한울님 말씀이 들렸다 하시었고 그 후에는 내유강화지교로 안에서 들렸다 하였습니다.
자천자각은 한울님이 자기의 마음인 것을 깨치는 것입니다. 천인합일(天人合一)이 되어 한울님의 덕에 합하고 마음이 정하여짐으로 이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해탈이 되면 사악하고 망령된 생각이 털끝만치도 없이 되고, 슬픔, 안타까움, 괴로움, 쓰라림이 없어, 희,노,애,락을 초월한 마음이 됩니다. 대신사님께서도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이다 하는 한울님 말씀을 들으시고 비로소 자천자각이 되고 해탈이 된 것입니다. 대도견성은 만사지가 되고 불생불멸을 깨치는 것입니다. 도(道)를 알고 도를 받아 인내천의 진경을 체득하게 되면 진(進), 퇴(退), 영(迎), 숙(宿)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무선악(無善惡), 무공적(無空寂), 무색상(無色相), 무상하(無上下), 무거래(無去來) 하며 무이무립(無二無立)하고 불생불멸(不生不滅)하며 무무(無無)한 본성 즉 「본래아(本來我)」를 각득(覺得)하는 것을 「견성」 또는 「각성」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바로 「무상정각(無上正覺)」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접령, 강화, 자천자각(해탈), 대도견성의 네 계단을 주문 삼칠자에서 분별하면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爲大降)」은 접령의 계단이요, 「시천주」의 계단은 강화이요, 「조화정」은 자천자각이 되는 해탈의 계단이요, 「영세불망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는 대도견성의 계단이 됩니다.
대신사님께서 각도하신 경위를 보면 경신 사월 오일에 대각하신 것이 아니라 접령강화가 된 것이오, 동년 구월 이십일경에야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니라 사람이 이것을 어찌 알았으리오, 천지는 알되 귀신은 알지 못하였으니 귀신도 나리라」하신 말씀을 강화지교로 받으시고 비로소 자천자각을 하시고 해탈이 되어 대도견성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차제도법이 오직 스물한자에 있다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수도하는 사람은 언제나 이와 같이 계단을 생각하고 자기 자신의 수도가 어느 정도에까지 이르렀는지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수도하는 사람은 접령이 되었으면 강화가 되도록 힘쓰고 강화가 되면 자천자각이 되어 해탈이 되도록 힘쓰고 해탈이 되면 곧 대도견성이 되어 만사지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니 수도하시는 군자는 수고롭고 괴로움을 무릅쓰고 부지런히 힘쓰시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수도하는 방법과 목적과 계단이 확실함으로 스승님께서 「십 년을 공부해서 도성덕립 되게 되면 속성이라 하지마는 무극한 이내 도는 삼년불성 되게 되면 그 아니 헛말인가」라고 하시였습니다. 수도하는 사람은 오직 경전을 귀귀자자 살펴내여 도의 무극한 이치와 천지의 무궁지수(無窮之數)를 각득하고 수심정기(守心正氣)의 대법으로 정성을 다하여 주문을 외워 견성각심을 해서 도성덕립이 되기를 바랍니다. 스승님의 경전과 법설에는 무극한 원리가 밝혀져 있으므로 「무극대도(無極大道)」라고 하신 것입니다. 「흥비가」 마지막 절에 「약간약간 기록하니 여차여차 우여차라 이글보고 저글보고 무궁한 그 이치를 불연기연 살펴내어 비야 흥야 비해보면 글도 역시 무궁이오 말도 역시 무궁이라 무궁히 살펴내여 무궁히 알았으면 무궁한 이 울 속에 무궁한 내아니냐」 하셨습니다. 무궁을 알어 무궁한 이 울 속에 무궁한 내가 되려면 신성사님과 같은 심경이 되어야 할 터이니 진진불퇴(進進不退)하고 성성불매(惺惺不昧)하여 일묵(一黙)에 공적극락(空寂極樂)이오, 일희(一喜)에 태화건곤(太和乾坤)이오, 일동(一動)에 풍운조화(風雲造化)가 되도록 성(性) 심(心) 신(身) 삼단(三端)을 일체로 각득해야 하겠습니다. 모든 욕심을 버리고 애착을 단절하고 무아(無我)의 심경이 되어 일체 장애를 폐의(弊衣)와 같이 벗어버리고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아무쪼록 도성덕립이 되어, 머지않아 돌아오는 춘삼월 호시절에 후회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 『신인간』포덕 102(1961)년 12월호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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