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수운 대신사님을 만나다-금주연 새내기 동덕(대동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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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신 수운 대신사님을 만나다
살아생전에 예수님의 얼굴도 모르던 바오로는 신약성서(갈라디아서 2,20)에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라고 자신이 예수님을 만난 부활체험을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전 세계의 많은 신학자나 신자들이 이 말씀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으나, 저는 천주교 신자로서 예수님의 부활을 긴가민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바오로의 고백처럼 저 역시 부활하신 수운 대신사님을 만났으니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2021년 포덕 162년 9월 26일 제 인생의 역사적 사건으로서, 하느님과 스승님들의 인도하심으로, 수 많은 만남의 인연을 거쳐서,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다들바위에서, 성강현님을 주례로 부암 정덕재님을 전교인으로 입도식을 하였습니다. 다들바위는 해월 신사님께서 49일간 기도하신 장소입니다. 두 분은 부산에서 다들바위까지 불원천리不遠千里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제일 먼저 천도교에 입도한 첫 번째 계기는 천도교인이 아닌 도올의 피를 토하는 동학강의였습니다. 국운이 기운 조선에서 보국안민하기 위해서 새로운 개혁개벽의 햇불을 들었지만 십자가의 예수님처럼 햇불처럼 사라진 수운 대신사님의 정신을 들으면서, 지금 이 시대의 인간성 상실, 공동체 붕괴, 대자연 파괴라는 위기를 돌파하고 행복한 인생, 평화로운 사회, 아름다운 대자연을 일구어 모두가 행복한 지상천국을 건설할 수 있는 정신은 동학정신뿐이라는 자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영양에서 동학을 공부하는 동학배움이를 통하여 영양에 해월 신사님의 기도처 곧 다들바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천도교 종학대학원에 뒤늦게 입학하여 공부를 하다가 영주시 풍기읍에 동학 교구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그곳을 방문해보았더니 몇 년간 방치되어 거미줄과 잡초만 무성한 채 폐가가 되어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동학은 동학농민 혁명과 삼일 독립운동을 통하여 잃은 나라를 되찾았으며 오늘날 세계적 선진국가인 G7에 도달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 오늘날의 천도교의 모습은 풍기읍에 처참한 폐가로 남아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저 자신에게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가? 도올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렇게 떠들면서 자랑하며 칭찬하였습니다. 그런 세계적 사상인 시천주의 동학의 천도교가 어떻게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 동학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고 비록 천주교 신자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이렇게 보고만 있겠는가? 누구의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나자신부터라도 수련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무턱대고 한달에 한번씩 보름에 다들바위에서 철야수련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쑤시며 돌아다녔습니다.
입도식을 마친 후 다시 폐가가 된 풍기 교구처를 두 분과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들어가 둘러보다가 수운 대신사님의 사진을 발견하였습니다. 수운 대신사님은 수 년간 이렇게 내려앉은 떨어진 지붕, 겹겹이 쌓인 먼지, 줄쳐진 거미줄 속에서 쓰레기나 마찬가지로 방치된 것이었습니다.
부활! 바오로가 말한 그 부활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저 역시 오랫동안 부활에 대하여 고민하여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있게 과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사신다.“는 그 부활은 다름이 아니라 ”모시면 부활이요 버리면 쓰레기“라는 것입니다. 복잡한 신학의 언어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쓰레기 장소에 버려졌던 대신사님의 사진을 제 집안에 깨끗이 걸어놓았으니 이것이 진정 부활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아침 수련시간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어제의 일정을 돌아보며 왠지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기쁘고 영광된 입도식이 아니라 이 폐가가 된 교구처를 어떻게 하나? 이러한 생각이 자꾸만 일어납니다. 확 밀어버려! 아니야 참회의 시간이 되어야 해! 부활을 목격하는 장소가 되어야 해! 쓰러지고 넘어진 집을 일으키는 것을 수리한다고도 할 수 있으나 부활시킨다고도 할 수 있으니 우리들은 전회위복 부활의 수단이 되어야겠습니다. 멋진 교당에서 수련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쓰러진 교당을 일으키는 부활의 수련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여러 동덕들이 모여 텐트를 치고 폐허 속에서 수련을 하며 쓰러진 교당을 일으키는 일을 생각하니 저절로 감동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곳에서 수운 대신사님은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부활을 체험하고자 원하는가? 그렇다면 풍기폐가처럼 쓰러진 교당을 찾아가라! 거기에서 수운 대신사님은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대신사님께서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이곳에서 부활시켜라!“ 그러므로 천도교 교인들과 천도교 당국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전국에 폐가가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고 일시에 청소할 생각을 하지 말고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히 전국적 자원봉사 제도를 통하여 참회의 수련, 전화위복의 부활의 계기가 되기를 호소합니다.
금주연 심고 (부암이 대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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