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입문요결2(원위대강願爲大降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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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위대강願爲大降에 관하여
< 원문의역 >
크게 내리게 되길 원합니다.
< 동학론 >
願爲者 請祝之意也. 大降者 氣化之願也.
원위願爲란 것은 청하여 비는 것이며, 대강大降이라는 것은 기의 소통을 원하는 것이다.
< 한자풀이 >
願 원할 원. 爲 될 위. 願爲 ...하게 되기를 원하는 것. 請 청할 청. 祝 빌 축. 請祝 청하여 비는 것. 意 뜻 의. 大 클 대. 降 내릴 강. 大降 크게 내림. 化 변할 화. 氣化 기의 변화, 기의 소통.
< 사족 >
전통 주자학朱子學과 동학東學이 분명히 구별되는 특별한 지점이다. 바로 수심정기修心正氣에서 정기론正氣論의 출발점이다. 정기론의 출발은 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부터 시작하여 기화氣化 즉 기의 변화와 소통이 대강大降 즉 크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수련을 어떻게 하는지 수련관修練觀을 설명한 것이다.
1. 인간의 인생목표는 동귀일체同歸一體의 한 몸인 대강사회大降社會
인간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생목표는 무엇인가? ᄒᆞᄂᆞᆯ님의 지기가 이 땅 위에 크게 임재·현존하는 대강사회大降社會를, 또한 자연과 인간과 ᄒᆞᄂᆞᆯ님이 모두 한 몸이 되는 동귀일체同歸一體의 사회를,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닌 지금·여기에서 지상천국地上天國을 건설하는 것이다. 유교의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 ”천하가 공익公益·홍익弘益을 위한 사회가 되었다....반드시 자기자신만을 위하지 아니하고... 문이 있으나 닫지 아니하였다(天下爲公,... 不必爲己,... 外戶而不閉).“ 라는 대동사회大同社會라는 이상적 복지福祉사회가 잘 그려져있다.
예수님 일생의 핵심 정신은 전도의 첫 일성인 ”때가 차서 ᄒᆞᄂᆞᆯ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코 1, 15).”에 잘 나타나 있다. ᄒᆞᄂᆞᆯ님 나라 건설을 위해 필요한 일은 단 한가지 바로 회개이다. 회개의 영어는 repentance라고 하지만 헬레니즘 시대의 군대가 행진을 하다가 ‘metanoia하면 ‘뒤로 돌아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회개의 원어인 메타노이아metanoia는 가던 길을 그대로 가면서 단순한 실수를 반성하는 것이 아니다. 회개보다는 더 적극적인 회두回頭나 회심回心이라 번역해야 한다. 머리와 몸통을 돌리고 마음을 돌려서 인생방향을 완전히 새로 바꾸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지나가는 큰 길을 버리고 혼자서라도 돌아서서 좁은 길을 가는 것이니, 죽음의 길이 아닌 생명의 길(마태오 7, 13-14)이다.
주역 계사전하편繫辭傳下篇에 보면 ”천하는 같은 곳으로 돌아가는데(同歸) 길은 다르고(수도殊途), 이치는 하나이지만(一致) 백가지 생각(백려百慮)을 한다(天下同歸而殊塗, 一致而百慮).“고 하였다. 동귀일체와 반대되는 사회는 하나의 길이 만가지로 갈라지고(殊塗), 하나의 이치를 백가지로 생각(백려百慮)하는 각자위심各自爲心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사회이다. 각자위심에서 회두回頭·회심回心하여 동귀일체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기금지至氣今至가 크게 내리게 되기를, 원위대강願爲大降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정기수련正氣修練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2. 기氣와 소립자素粒子의 새로운 이해
현대 양자 물리학은 물질의 최소단위를 소립자(쿼크)라고 부른다. 이러한 미시세계를 거시세계와 연결시키면, 쿼크 → 소립자 → 원자 → 분자 → 원소 → 물체(무생물·생물·인간) → 지구 → 태양계 → 은하계 → 우주가 된다.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은 모두 116개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고, 이 모든 원소는 그 나름대로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인간의 체내에는 약 4g의 철분(Fe)이 존재하며 그중에 약 70%는 혈액 속에 있으며 산소를 운반한다. 그러니 쇳덩이와 나는 남이 아니다. 그런데 소립자는 모두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띄고 있어서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쳐내려는 움직임이 바로 파동이자 진동이 되어서 일정한 “파워”와 “에너지”를 발생한다. 동양에서는 이를 흔히 “기氣”라고 표현한다.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베르너 칼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1901∼1976)는 ”소립자들은 우주의 모든 정보, 지혜, 힘을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알갱이들이다.“ 라고 말하였다.
3. 기와 소립자의 세계
소립자 쿼크의 크기는 아래의 도표처럼 약 10⁻¹⁶cm이다.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매우 작아서 그야말로 소립자답다. 또한 소립자의 수명은 10⁻⁶ 초∼10⁻²³초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도 벌써 수만 번 이상으로 생멸生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립자로 원자, 분자, 원소가 이루어지고 세상 만물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바로 지금 이 순간 눈깜짝할 사이에도 수 만 번 이상씩 생멸의 약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세포 수는 약 60조∼100조 개 정도, 인간 몸의 원자수는 10²⁸(억의 억의 조)개에 달한다고 한다. 원자 속의 소립자는 찰나에도 수만 번을 생멸하니 인간의 세포도 당연히 생멸한다. 세포의 재생기간은 장기마다 다르다. 심장·뇌·눈의 세포는 거의 바뀌지 않고 평생을 가지만 이것을 제외한 나머지 98%는 1년 안에 모두 뒤바뀐다. 간 세포는 1년, 피는 3-4개월, 뼈는 7년, 손발톱은 6개월 등이다. 사람의 혈액은 4-6L 정도(체중의 7-8%)인데 피를 중심으로 본다면 1년에 3-4회 정도 뱀이 허물을 벗듯이 인간의 혈액은 자신도 모르게 완전히 새롭게 바뀌게 된다. 그야말로 옛 것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지금·여기에 생명의 새로운 창조적 약동만이 현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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