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불망永世不忘에 관하여

< 원문의역 >

긴 세월 평생동안 잊지 아니하고 기억하며

< 동학론 >

永世者 人之平生也 不忘者 存想之意也

긴 세상이라는 것은 사람의 평생이다. 잊지 않는다는 기억한다는 것이다.

< 한자풀이 >

永 길 영. 世 세상 세. 永世 긴 세상살이. 平 편편할 평. 生 살 생. 平生 일생. 忘 잊을 망. 存 있을 존. 想 생각 상. 存想 생각을 가짐.

< 사족 >

  세상을 살면서 동학인이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논의한 모든 것들을 잊지 아니하고 기억하는 것이니, 원위대강願爲大降하며, 영세불망永世不忘하며, 기도祈禱·수행修行·수도修道·수련修練을 평생 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1. 맹자의 호연지기 수련방법

  맹자 공손추상公孫丑上에 보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방법에 관하여 “반드시 할 일이 있으면서도, 바로 잡으려고 하지 말고, 마음으로 잊지도 말고, 자라는 것을 억지로 도울려고 조장하지 말라(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 勿助長)” 는 말이 있다. ① 목표를 분명히 가지되(必有事焉而), ② 억지로 하지도 말고(勿正), ③ 마음에 잊어서도 안 되고(心勿忘), ④ 조장해서도 안 된다(勿助長)는 것이다.

2. 대신사님의 영세물망永世不忘과 성경신誠敬信

  대신사님의 영세물망永世不忘은 맹자의 심물망心勿忘과 관련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영세물망永世不忘의 구체화가 바로 성경신誠敬信이며, 대신사님은 여러 곳에서 성경誠敬의 두 글자 또는 성경신誠敬信 세 글자를 강조하셨다. 대신사님의 성경誠敬 정신은 부친이신 근암공 최옥의 문집인 근암집近庵集의 ‘성잠誠箴과 경잠敬箴’에 잘 나타나 있다.

3. 유교의 대학大學에 나오는 삼강령三綱領 팔조목八條目과 현대적 요약

  유교의 구체적인 인생관은 대학에 잘 나타나 있다. 대학大學은 유교의 경전인 예기禮記 49편 중 제42편에 실려 있는 아주 짧은 글(총 1,750여 자, 제1장 경經은 215자)이다. 대학 제1장 경은 다음과 같다. “大學之道는 在明明德하며 在親民하며 在止於至善이니라.” 이를 해석하면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서 제자들이 크게 배워야 할 학學)의 길(사도師道의 길)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가 있으니) 하늘이 부여한 밝은 덕인 천성을 밝히는 데 있으며, 백성을 친함(사랑함)에 있으며, 지극한 이상사회(하느님 나라)를 건설함에 있다.” 즉 중용에서 말한 공자님의 솔성率性의 길로서 보여주신 사도師道의 추상적인 모습이 대학에 와서 구체적인 모습 세 가지로 제시되었다. 이것을 주자는 삼강령三綱領·팔조목八條目으로 체계화하였다.

  즉 유교의 인생관은 3강령綱領 8조목條目이다. 인생의 목적이나 방향을 3강령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8조목으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인생관을 현대적으로 더욱 간편하게 요약하면 2강령 3조목이 된다. 삼강령의 친민親民은 이웃 관계이므로 강령에서 조목으로 이동시키고, 8조목에서 격물은 ‘만사만물’, 치지·성의·정심·수신은 ‘나’ 자신과의 관계이며, 제가·치국·평천하는 ‘이웃’의 확장이므로 결국 8조목은 3조목으로 요약된다.

4. 대신사님의 주문의 분류

  앞에서 논의한 3·7 주문을 주자의 분류를 요약한 현대적 분류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 생각이며 쉽게 체계적으로 이해를 하자는 의미에서 범주화한 것으로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