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벌(地閥)과 문필(文筆)'.....수운대신사 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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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벌(地閥) 과 문필(文筆)...수운대신사 설법
포덕 3년 7월, 경주 현서에 있는 강원보가 새로 많은 사람을 포덕 하였는데 그 중에는 지벌(地閥)이 높은 사람과 문필(文筆)이 출중한 사람도 많은지라 강원보가 그들에게 설법하여줄 것을 청하자 대신사께서 쾌히 허락하시고 이틀간 강도하시니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 도(道)는 지벌(地閥)을 보는 도가 아니니라. 지벌이 무엇이기에 군자에 비유할 수 있겠느냐. 지벌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 더욱이 말세 사람들이 자기네의 물욕지심(物慾之心)을 채우기 위하여 만들어 놓고 백성들을 압제(壓制)하는 못된 버릇이 아니냐.
도덕(道德)은 한울님의 바른 천성(天性)을 거느리는 것이니 만일 귀천(貴賤)을 논한다면 지벌은 천(賤)한 것이요 도덕은 귀(貴)한 것이니라.
그 누가 나의 생명을 권세(權勢)와 바꾸는 자 있으며 나의 몸을 물건(物件)과 바꾸는 자 있드냐. 도덕은 곧 나의 목숨이니 그보다 귀한 것은 둘도 없느니라.
우리 도는 문필(文筆)을 숭상하는 도가 아니니라. 문필도 귀하지마는 문필이란 것은 사람의 적은 재조(才操)에 불과한 것이요 도덕은 사람이 타고난 본성(本性)을 찾는 것이니 사람이 만일 자기 전체를 잃어버리고 문필만 얻는다면 이것은 미친 사람이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만일 모든 사람이 사람 된 덕(德)을 잃어버리고 문필만 숭상한다면 문필로써 세상을 망하게 할 날이 있으리라.
제군들은 적은 재조인 문필만 숭상함으로써 큰 사람의 덕(德)을 잃지 말라.
우리 도는 넓기도 한정 없고 크기도 한정 없으나 그 닦는 법은 심(甚)히 간단하니 오직 정성에 있고 공경에 있고 믿음에 있을 뿐이니 이 세 가지를 잘 함에서 사람 자기를 찾을 수 있고 잃어버린 생명을 살릴 수 있느니라.
내 무극대도를 내어 사람을 가르칠 때 다만 삼 칠자 주문을 전하노니, 주문(呪文)은 비록 글자는 적으나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근본 천성(天性)을 찾게 하는 데는 만권시서(萬卷詩書)를 이길 수 있느니라.
제군들은 보라 세상에 간교(奸巧)한 자와 음험(陰險)한 자가 도리어 만권시서를 읽은 자 가운데 더 많지 안으냐. 나라를 망하게 하고 세상을 그릇되게 하는 자 모두 시서(詩書)를 읽은 유생들이 아니냐.
그러므로 도덕은 주(主)가 되고 문필은 객(客)이 되어야 하나니, 제군들은 이 점을 크게 삼가라.
‘천도교 창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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