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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묘천서의 진실에 대해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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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송암이윤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3,586회   작성일Date 22-09-16 13:38

    본문

    을묘천서의 진실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윤영/동학혁명기념관장

     

    울산 태화강 상류에 있는 유곡동 호암곡(狐岩谷-여시바윗골)은 야산에 둘러싸여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입니다. 또한 상서로운 기운이 감돌아 마치 어머니 품안처럼 포근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복원된 초당 앞에서 잠시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평정되고 정신적 고향 같은 동학 성지 중 한곳입니다.


    이곳 여시바윗골 초당에서 다시 시작한 수운의 사색과 수련은 반년이 지나도록 어떤 징조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답답한 수운은 십년간 주유팔로 때 구입한 여러 책자들을 읽으면서 자신이 한계에 이른 것을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이러 그러 하다가 다음해인 1855(32, 乙卯年) 33, 수운 선생은 처음으로 신비체험(神秘體驗)을 하게 됩니다


    나른한 어느 봄날 수운은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자신도 모르게 낮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자는 것인지, 깨어있는 것인지 모르는 비몽사몽(非夢似夢)간에 문밖에서 주인을 찾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수운 이 문을 열고 바라보니, 어디서 왔는지 선사(禪師)모습의 스님 한 분이 서있었습니다. 언 듯 보아 용모가 깨끗하고 차림새와 풍채가 의젓한 것을 보아 보통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수운은 나아가 정중한 자세로 맞이하면서 선사와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스님은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주인께서 경주의 최선생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제가 긴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 집으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방안으로 들어오시죠.”


    수운과 선사는 서로 맞절을 하고 단정히 마주앉아 서로 간 문답이 오고갑니다.

    무슨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소승은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있습니다. 기껏 해보아야 부처님 경전이나 읽는 처지나, 아무런 영험(靈驗)이 없기에 백일기도를 드리면 신기한 효험이 있을까 하여 간절히 원하며 빌고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치는 날 탑() 아래서 잠깐 잠들었다 깨어보니 탑 위에 책이 한 권 있었습니다. 이를 거두어 읽어보니 세상에 보지 못한 귀한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소승은 즉시 산을 내려와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며 학문이 깊은 선생들을 찾아뵈었으나 책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선생께서 아는 것이 많아 박식(博識)하다는 소문을 듣고 이렇게 책을 가지고 온 것입니다. 혹시 선생께서 이 책을 알 수 있겠는지요?”

     

    수운이 선사의 물음에 대답을 하였습니다.

    책상위에 놓으시지요.”

    선사는 예의를 갖추어 책을 바쳤습니다. 수운이 책을 펼쳐 읽어보니 유교와 불교의 지혜로도 풀기 어려운 책이었다. 수운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말을 하였습니다.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그러면 3일 후에 다시 오겠으니 그동안 자세히 살펴보심이 어떻습니까?”하고 선사는 물러갔습니다.


    그날이 되자 선사가 다시 찾아와 여쭈었습니다.

    혹시 깨달은바가 있습니까?”

    제가 이미 다 알았습니다.”

    선사는 백배사례하고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이 책은 진정 하늘이 선생께 내려주신 책입니다. 소승은 다만 이 책을 전할 뿐입니다. 바라건대 이 책의 뜻과 같이 행하시길 바랍니다.”

     

    선사가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절하자, 수운도 정중하게 인사하며 배웅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사는 몇 걸음 가면서 홀연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운은 이상하게 생각하였으나, 곧 선사가 신임(神人)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에 서책의 이치를 더욱 깊이 살펴보니 기도(祈禱)에 관한 가르침이 담겨있었습니다.


    수운은 노승(老僧)이 전해준 서책의 내용이 곧 하늘의 계시를 적은 천서(天書)로 알고 지금까지의 사색과 명상의 수행방법을 한울님께 기원 하는 기도수행의 방법으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본 을묘천서에 대한 이야기는 수운의 제자였던 강시원(본명 강수)이 집필한 동학고전 최선생문집도원기서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수운이 울산 유곡동 여시바윗골에서 처음으로 신비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들의 여러 추측과 각자의 해석들이 다릅니다. 동학, 천도교에서는 이를 을묘천서(乙卯天書)라고 합니다. 하늘이 내린 책이니 천서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천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없고 다만 기도하라는 가르침의 내용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증에 대한 규명은 후학들의 몫이라고 여겨집니다


    수운이 천서를 받는 과정에서 신비스러운 이야기로 시작과 또한 끝을 맺는 것으로 보아 영적인 체험으로도 보아야 합니다. 바로 신인으로 묘사된 선사가 나타나 하늘의 계시가 적힌 책을 영적으로 주고받았다는 것과 이후 수운은 구도 자세를 완전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을묘천서는 수운이 몽중노소문답가에 비유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두 내용을 비교 연구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강산 상상봉에 잠깐앉아 쉬오다가 홀연히 잠이드니 몽에 우의편천일도사가 효유해서 하는말이 만학천봉 첩첩하고 인적이 적적한데 잠자기는 무삼일고 수신제가 아니하고 편답강산 하단말가...나는 또한 신선이라 이제보고 언제볼꼬 너는또한 선분있어 아니잊고 찾아올까 잠을놀라 살펴보니 불견기처 되었더라


    수운이 을묘천서를 받는 과정에서, 선사가 찾아오는 것을 꿈인지 생시인지로 시작하여 선사가 돌아가는 모습이 계단을 내려가 몇 걸음 가지 않아 문득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그 늙은 스님이 신인(神人)임을 알게 되었다.’의 내용을 보면, 몽중노소문답가에 나오는 신선과의 대화 내용에서 바로 영적체험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운의 저술 경전 용담유사 여러 곳에 꿈일런지 잠일런지, 꿈속인지 깨어난 것이지등의 여몽여각의 상태에서 득도(得道)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을묘천서를 받는 과정과 후일 득도의 과정에 있어, 영부(靈符)와 주문(呪文)을 한울님께 받는 과정도 영적 신비체험으로서 수운의 종교체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을묘천서 외, 또 다른 천서에 대한 기록도 있습니다. 수운을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죄목으로 정부의 명령을 받아 체포했던 선전관 정운구가 임금에게 올린 보고서인 장계(狀啓)에 나옵니다. 서울을 떠나 경주부를 향해 길을 가면서 수운과 동학에 대해 탐문수사를 하였던 모양입니다. 당시 수운의 고향인 가정리 근처의 사람들로부터 들었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운이 5~6년 전에 경주에서 울산으로 이사를 간 다음 무명옷을 팔아 살다가 가까운 해에 이르러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나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정성을 다해 비는 치성(致誠)을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공중에서 문득 책 한권이 떨어지는 것을 얻어 공부를 하였다. 사람들은 어떤 글자인지 알지 못하였으나, 나는 홀로 선도(善道)라고 말하였다.”라는 내용입니다.


    을묘천서에 대한 저의 견해는 실재의 책이라기보다, 이전의 사색 같은 수행방법을 바꿔 하늘에게 기도하는 수행의 전환인 신비체험의 절정으로서 후일 동학창도와 연결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생각입니다. 호암곡의 신비체험 이후 수운은 입산을 단행하여 내원암과 적멸굴의 칠칠(49)기도로 이어지고, 결국 용담에서의 득도의 결정적 체험으로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운 선생께서 호암곡(狐岩谷-여시바윗골)에서을묘천서를 받은 주소는 울산 중구 원유곡길 106(중구 유곡동 639번지)’입니다. 수운 최제우 유허지라는 지명으로, 1977년 성역화 사업에 109일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 1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19983월에 유허비가 건립 되었고, 20045월에 울산광역시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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