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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순간, 해월신사님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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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윤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8,701회   작성일Date 11-08-10 01:40

    본문


    위기의 순간 해월신사님이 생각납니다.

    전북에서 하루 최고 410mm 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엄청난 비의 량은 섬진강댐 범람과 붕괴의 위험에 도달하는 상황까지 와 해당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급박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곳 전주에도 긴장감이 감돌면서 전주천 범람 위기가 순간순간 다가오는 현장에 제가 있었습니다.

    그 둑에 우뚝 서서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일심으로 심고 드리는 일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전주천 낮은 둑을 골라 중앙에서 긴 심고로 천지부모님께 기도하였습니다.
    다행이 빗줄기는 조금씩 약해지고 뉴스속보에 섬진강댐의 위기를 넘기고 있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 순간, 피해지역 주민의 한사람이 허둥지둥 하면서 ‘자연의 경고다.’란 말씀을 몇 번 반복하며 모래주머니를 나르는 모습이 제 눈에 번쩍 보였습니다.
    자연의 경고, 바로 이 경고를 그냥 쉽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다시 밖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나가고 있는데, 내가 걷고 있는 바로 옆 숲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순간 울컥하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숲 가까이 다가가 ‘귀뚜라미야 고맙다.’하며 감사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 무서운 폭우에 이렇게 살아남아 가을을 맞이하는 귀뚜라미의 생명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방 집에 들어와 비가 그친 상황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글을 쓰고 있으나, 언제 다시 비가오고 빗줄기가 굵어질 줄 모르니 초조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아파트 10층에 살지만 계속 뉴스를 점검하면서 창밖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경고라고 하신 그분의 말씀이 귓가에 맴돌고, 물 폭탄처럼 쏟아져 모든 것을 삼킬 듯 휩쓸고 간 아찔한 상황에 태연히 노래 부르는 귀뚜라미 소리는, 나의 존재 자연의 존재 생명의 존재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연의 경고, 생명의 위대함, 인간들의 반성,- 경천 경인 경물, 그 진리의 말씀은 바로 신사 해월 최시형 스승님께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르쳐주신 절대 절명의 교훈으로 다가옵니다.
    하늘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공경하라는 천어의 말씀이, 그 어떤 인류역사에 위대한 성현의 말씀보다 시기적절하게 들려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으로 다가오는 사회는 환경과 생명이라는 화두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입니다.
    또한 종교에서도 사후세계보다도 현실의 환경변화에 의한 생명의 가치관이 그 종교의 존재 여부를 가름하는 그런 시대가 분명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여봅니다.
    그래서 오늘 유독 해월신사님이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포덕 152년 8월 9일

    송암 심고.


    (제 148주년 지일기념일 화환, 전주 동학혁명기념관 해월신사 동상)- 지일기념일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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