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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말 풀이 용담유사(교훈가편)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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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동환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7,753회   작성일Date 12-04-04 11:09

    본문

    한울님의 뜻

      성인의 말씀

     

                     龍  潭  遺  詞


    용 담 유 사

     

     

     

     

     

     

     

     

     

    지은이 水雲 최제우

    풀어쓴 이 海源 최동환

     

     

     

     

     

    머 리 말

     

     

    언어는 진리를 운반하는 배다. 생명들의 삶을 운반하는 배다. 성인의 말씀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사용하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으면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다. 한글은 많은 변천과정을 겪어서 현재의 표기법을 갖추게 되었지만 지금도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고, 앞으로도 변화의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과 북한 나아가 세계의 사회 문화 환경도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간의 달 착륙이 이루어 졌는가 하면 7여년을 항행한 인공위성은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하여 그곳의 환경사진

    을 전송해 온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복제한 양 둘리가 태어났으며 줄

    기세포를 배양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또한 환경의 오염은 극심할 대로 극심하여져 온대지방의 사계절은 무너지고 겨울철의 삼한사온도 그 자취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어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가 하면 무정자증에 의하여 출산이 위태로운 상황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운 스승님이 말씀한 무병지란(無兵之亂)의 때, 다시 개벽의 때, 해월 스승님이 말씀한 강물의 물고기마저 편히 살 수 없는 개벽의 때, 문명개벽, 환경개벽의 때임을 실감하게 한다. 이때를 위하여 태어난 천도교, 그리고 수운 스승님이 직접 저술한 인류를 위한 복음서인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널리 읽혀져야 하건만 시운이 여의치 않아 알려 지지도 않았고, 아는 사람도 그 문장이 어려워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청소년기에 한 번쯤 읽어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만하지만 1860년대 한글 가사체로 쓰인 용담유사는 오늘날에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글이 되어 버렸다.

     

     

     

    필자도 청소년기에 용담유사를 접했지만 몇 번이나 읽어도 그 문장이 어렵기만 하였다. 이에 서투른 글 솜씨로 천도교에서 2001년3월1일 발행한 천도교경전과 1883년인 계미중하판(癸未仲夏板) 동경대전 ․ 계미중추판(癸未仲秋板) 용담유사를 바탕으로 하여 한글 가사체 문장을 풀어 써서 뜻있는 청소년들과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가사체의 흥취가 없는 산문 형태의 글로 옮길 수밖에 없었던 점 양해하여 주시기를 바란다.

     

    포덕 146년(서기 2005년)에 초안을 작성하여 6년이 지나서 내 지성이 풍부해지기를 기다려 포덕 152년(서기 2011년) 7월 5일에 이 글을 완성하였다.

     

    성인의 글을 도학이 깊지 못한 제가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풀어 쓴

    글이어서 미흡한 점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앞으로 뜻있는 지성인에 의

    하여 거듭 좋은 글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포덕152(서기 2011)년 7월 5일

     

    海源 최 동 환 심고

     

     

     

     

     

     

     

     

     

     

     

     

     

     

     

    차 례

     

    교훈가(敎訓歌)

    안심가(安心歌)

    용담가(龍潭歌)

    몽중노소문답가(夢中老少問答歌)

    도수사(道修詞)

    권학가(勸學歌)

    도덕가(道德歌)

    흥비가(興比歌)

    검결(劍訣)

     

     

    원 문(原 文)

     

    차 례

     

    교훈가(敎訓歌)

    안심가(安心歌)

    용담가(龍潭歌)

    몽중노소문답가(夢中老少問答歌)

    도수사(道修詞)

    권학가(勸學歌)

    도덕가(道德歌)

    흥비가(興比歌)

    검결(劍訣)

    교 훈 가(敎 訓 歌)

    [포덕1년, 서기1860년]

     

    ]1. 말하노니 아들과 조카, 아이들아! 1)공경(恭敬)스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받아 보아라. 너희들도 이 세상에 2)오행(五行)의 3)조화(造化)로 태어나서 4)삼강(三綱)을 생활의 법으로 삼고 5)오륜(五倫)을 지켜 살면서 병이나 탈이 없이 이미 이십 살이나 되었다. 자라나는 너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문이 좋고 도덕이 높은 우리 집안에 기쁜 일이구나. 내가 특별히 하는 일없이 너희들을 길렀으니 한 편으로는 기쁘고 또 한 편으로는 슬프구나.

     

    2. 나도 또한 이 세상에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지낸 일을 일일이 생각

    하여 보니 대개 인간들의 수천만 가지 모든 일은 행하고 나니 그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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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경(恭敬) : 공손히 섬김, 천도교의 3대 도덕인 정성(精誠), 공경, 믿음의 하나, 해월신사는 유명한 삼경설(경천;敬天, 경인;敬人, 경물;敬物)을 가르침

     

    2) 오행(五行) : 우주간의 다섯 원기 ; 금(金).목(木).수(水).화(火).토(土), 우주 만물이 오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이치와 힘에 의하여 생성된다고 하는 민간인사이에 전래 되어 온 설

     

    3) 조화(造化) : 세상 만물을 생성 또는 멸망시키는 이치와 힘, 사람의 의도적이 행함이 없이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무위이화;無爲而化)

     

    4).5) 삼강오륜(三綱五倫) : 유교의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도리 : 군위신강(君爲臣綱; 부하는 임금을 섬긴다), 부위자강(父爲子綱; 아들은 아버지를 섬긴다), 부위부강(夫爲婦綱; 부인은 남편을 섬긴다), 유교의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사람사이의 윤리 : 부자유친(父子有親;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사랑함이 도리다),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부하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 부부유별(夫婦有別; 부부사이에는 서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 어른과 어린 사람 사이에는 차례를 지켜야 한다), 붕우유신(朋友有信: 벗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로 끝이 날 뿐이요. 겪고나니 고생이네.

     

    그 가운데 어느 한 가지 일도 성공하지 못하여서 가슴 속에 품은 뜻을

    모두 다 털어 버린 뒤에 나의 인생을 돌아보니 나이는 벌써 사십이 되

    되었다. 세상 풍속을 돌아보니 이렇고 이렇고 또한 이러하구나. 그만 두어라. 나의 인생, 이 밖에 다른 것이 없구나.

     

    내가 떠돌던 생활을 정리하고 구미용담에 찾아 들어와 귀중한 맹세를 다시 하고, 우리 부부가 마주 앉아 탄식하면서 하는 말이 “사나이의 사십 평생에 아무 것도 해 놓은 것이 없이 지냈으니 이제는 어떠한 것도 할 길이 없게 되었네.” 6)자(字)와 호(號)와 이름을 다시 지으면서 구미산 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니 그 뜻이 깊고 크지 아니한가!

     

    3. 슬프다! 나의 인생, 이렇게 될 줄을 알았다면 집안의 재산을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아 대대로 전해 내려온 사업을 힘

    써서 했다고 한다면 헤어진 옷을 입지 않고 거친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천하를 다스려 나아갈 지혜와 능력(경륜;經綸)이 있는 듯이 메마르고 각박한 이 세상에서 혼자 앉아서 탄식하고 그럭저럭 지내다가서 재산과 사업을 모두 다 없애 버렸으니, 이제 와서 원망을 해도 쓸데 없고 한탄을 해도 쓸데없구나.

     

    예로부터 여자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말(여필종부;女必從夫)이 있네. 자네 역시 어려서부터 잘 입고 잘 해 먹는다는 말(호의호식;好衣好食)을 들어 왔지만, 한 번이라도 그런 말을 내게 했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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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자(字)와 호(號)와 이름 : 수운대신사는 도를 얻기 전인 포덕 기원전 1(서기1859)년 10월경에 이름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청소년에서 어른이 된 남자들은 이름 외에 두자로 된 이름을 또 지어서 보통사람이나 아랫사람이 부르도록 했는데, 자는 도언(道彦)에서 성묵(性黙)으로, 호는 수운(水雲)으로, 이름은 제선(濟宣)에서 제우(濟愚)로 고치고 세상을 구하겠다는 결의를 다짐함

    우리 부부가 평화롭게 어떻게 지낼 수 있었으며, 포대기로 감싸 안은 어린 자식들을 보면은 가난이란 차마 못 볼 일이 아니었던가.

     

    그런 말 저런 말 다 던져 버리고 차차차차 잘 지내보세. 한울님이 사람을 내셨으니 반드시 할 수 있는 일을 줄 것이요. 목숨이 한울님의 뜻에 달려 있다고 하였으니 어처구니 없이 죽을 염려가 왜 있으며, 한울님이 사람을 태어나게 할 때에는 반드시 먹고 살 수 있도록 하신다네. 그런데 우리들의 7)팔자(八字)는 왜 그렇게도 험하고 험하단 말인가!

     

    지금 부자로 귀하게 사는 사람은 옛날에는 가난하고 천하게 살던 사람

    이요. 지금 가난하고 천하게 사는 사람은 앞으로는 부자가 되고 귀한

    사람이 될 것이네.

     

    8)한울의 운수는 돌고 돌아서 가면 반드시 다시 돌아오지 않음이 없으

    니, 나의 집안은 착한 일을 하고 덕을 쌓아 온 공이 전하여 내려오고 있으므로 후대에 좋은 일이 왜 일어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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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팔자(八字) : 사주팔자(四柱八字)의 준말, 사람의 태어난 해․달․날․시의 네 가지 간지(干支: 10천간;天干, 12지지;地支)가 되는 여덟 글자를 가지고 그 사람의 운명에 대한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는 법으로 민간 풍속임.

    예) 갑자;甲子(년) 을축;乙丑(월) 병인;丙寅(일) 정묘;丁卯(시) 생(生)

     

    8) 한울의 운수는 돌고 돌아서 가면 반드시 다시 돌아오지 않음이 없으니 : 천운(天運)이 순환(循環)하사 무왕불복(無往不復)하시나니 ; 중국 송나라 철학자 주자(주희)가 맹자이후 침체하였던 유학이 송나라시대에 다시 융성하는 계기를 보고 유교의 경전인 대학(大學)을 편찬하면서 서문(序文)에 “한울의 운수는 돌고 도는 것이므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한데서 인용한 글이다. 수운대신사의 집안은 선조때로부터 대대로 쌓은 공덕이 있어서 한울님이 주신 운수에 의하여 수운대신사가 천도를 받는 경사가 있게 된 것을 말한다.

     

     

    대대로 전해 온 착한 마음을 잃지 말고 잘 지켜 내어서 가난해도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도를 즐거워 한(안빈낙도;安貧樂道) 뒤에 몸을 닦고 집안을 잘 다스려보세(수신제가;修身齊家).

     

    아무리 세상 사람들이 헐뜯고, 비방하고, 원망하는 말을 하여 듣게 된다고 해도 듣지 못한 것 같이 하고, 의롭지 않은 일과 흉한 빛을 보고도 보지 못한 것 같이 하고, 어린 자식이 잘 알아듣도록 일일이 가르치고, 어진 일을 본받아서 집안에서 하는 직업을 잘 지켜 나가게 되면 그것이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4. 그럭저럭 안심하여 칠팔개월을 지내게 되니 꿈꾸는 중이던가 잠자

    는 중이던가! 9)무극대도(無極大道) 받아 내어 마음을 가다듬고 몸을 바르게 한 뒤에 다시 앉아서 생각하여 보니 우리 집안의 조상님 덕에 의한 경사인가. 돌고 도는 순환(循環)이치가 회복된 것인가. 어찌 이리도 은혜가 끝이 없는가! 오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생각하여 보아도 한울님으로부터 받은 무극대도는 어느 글과 어느 말에도 없는 것이네.

     

    대체적으로 보아서 살아 있는 많은 사람 가운데 사람이 없어서 이러한 것인가? 유교와 불교가 몇 천 년을 지내오는 동안에 운이 또한 다 되었단 말인가? 차바퀴가 돌아가는 것 같이 돌아가는 운수를 내가 어떻게 받았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 가운데 내가 어떻게 높은 사람이 되었으며, 온 세상에 도를 받은 사람이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있어 도를 받게 되었는가? 아마도 이번 일은 잠자다가 얻었던가 꿈꾸다가 받은 것인가 헤아려 보지 못 하겠구나! 사람을 가려냈다고 한다면 나보다 못한 사람이 어디에 있겠으며, 재질(才質)로 가려냈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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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무극대도(無極大道) : ① 끝이 없는 큰 도, 우주의 근원인 태극(太極)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처음의 상태(무극;無極)에 근원한 큰 도. ②유교경전인 주역(周易)에서는 무극을 시작이 없는 처음으로 보고, 무극이 태극을 낳고, 태극은 음양(陰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음양에서 오행이 나와서 음양오행이 만물을 낳았다고 봄.

    나보다 못한 재질을 가진 사람이 어디에 있겠으며, 많은 의심을 가졌지마는 한울님이 정하셨으니 어찌 할 수 없구나. 남에게 양보하려는 마음이 있지마는 어디에 가서 사양하며, 의심나는 것을 물으려는 마음이 있지만은 어디에 가서 문의하며, 이 세상에는 한 마디 말도 없고 글자 한 자 없는 법을 어디 가서 본을 보겠는가?

     

    묵묵히 생각하여 보니 자(字)와 호(號)를 고칠 때에 결심하였던 것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과 같고, 어리석은 듯이 멍하니 앉아 생각하고 있으니, 이름을 고칠 때 가지고 있었던 생각대로 된 것이 분명하도다.

     

    5. 그럭저럭 할 길이 없어 없는 정신을 가다듬고 한울님께 말씀을 드

    리니 한울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너도 역시 사람인데 무엇을 알았으며, 억조의 많은 사람들이 10)동귀일체(同歸一體)하는 줄을 사십이나 먹도록 알았느냐? 우습구나. 자네, 이 사람아! 수천만 가지 일을 행할 때에는 무슨 뜻을 그렇게 가졌으며 입산(入山)한 그 달부터 자(字)와 호(號) 그리고 이름을 고칠 때는 무슨 뜻을 그렇게 가졌는가?

    소위 입춘일(立春日)에 11)입춘시(立春詩)를 집에 붙이고 비는 말은 복

    록(福祿)은 빌지 아니하고, 무슨 12)경륜(經綸)과 포부(抱負)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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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동귀일체(同歸一體) : 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한울님 마음을 회복하여, 그 한울님 마음으로 모두 같이 돌아가서 다 함께 지상신선 즉 한울사람이 사는 이상세계인 지상낙원을 이루며 산다는 뜻. ② 한울님의 원리로 한 몸과 같이 되어 살아 감.

     

    11) 입춘시(立春詩) : 입춘일은 태양력에 의하여 만들어진 24절기중 하나로 대략 매년 2월 3일경에 겨울에서 봄에 들어섰다는 날로 옛날에는 집의 대문이나 기둥에 복이 오기를 기원하는 등의 글을 써 붙인 시

     

    12) 경륜(經綸)과 포부(抱負) : 경륜은 일을 조직하고 경영함이나 천하를 다스림을 말하고, 포부는 가슴속 생각이나 그 계획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천하를 다스리려는 생각을 말함

    13)세간중인부동귀(世間衆人不同歸)라고 의심 없이 지어서 완연히 붙여 놓으니 세상 사람들이 구경할 때에 자네의 마음은 어떠했는고?

     

    그런 14)비위(脾胃) 어디에다 두고 옛적에 없었던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받아 놓고서 자랑을 하니 그 것이 얼마나 즐겁고 기쁘지 아니한가!

     

    세상 사람을 돌아보니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 사람의 재질을 가려내서 총명하고 멍청한 것을 분별하는 것이 무슨 필요가 있겠으며, 세상 사람들이 저 자신만 위해 살고 있음에 의심하고 탄식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남만 못한 사람이라는 것을 수운 네가 어떻게 알았으며 남만 못한 재질이라는 것을 네가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그런 소리는 하지 마라. 사람이 태어 난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이로다. 착한 운수를 둘러 쳐 놓고 아이를 배는 것과 같은 처음의 운수를 정하여서 너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라날 때에 어느 일을 내가(한울님이) 모르겠으며, 만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법과 수천만 가지 일을 행하는 것을 조화 속에서 시켰으니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은 이따금씩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어리석은 세상 사람들이 나(한울님)에게 원한이 있는 듯이 하는 말이

    「아무는 이 세상에 재주만 많고 덕이 얕은 사람이 아닌가!」

    ----------------------------------------------------

    13) 세간중인부동귀(世間衆人不同歸) ; 세상의 뭇사람과 같이 돌아가지(어울리지) 않겠다

     

    14) 비위(脾胃) : 비장과 위장, 사물에 대하여 좋고 언짢음을 느끼는 기분, 싫은 것을 잘 참아 내는 힘

     

    「대대로 전해 온 재산과 사업을 다 없애 버리고 구미용담 한 정각에서 산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그 뜻은 알다가도 모르겠더라.」

    「가난한 세상 인정에 세상 사람들이 한데 섞여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아첨을 하면서도 아내와 자식들을 잘 보살피지 못하고 있는데, 너는 집안 살림살이를 잘 지키면서 15)안빈낙도(安貧樂道)를 한다고 말하니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웃기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런 말 저런 말이 세상에 떠돌아다닌다 해도 내가(한울님) 알지 네가(수운) 알겠느냐? 그러한 생각을 가지지 말고 마음을 바르게 하여 도를 닦도록 하여라.」

    「시킨 대로 시행해서 차차차차 가르치게 되면 무궁조화는 다 던져 버려 놓고도 16)포덕천하(布德天下)를 할 것이다.」

    「도를 닦는 차례와 가르치는 방법과 덕을 사람들에게 펴는 방법은 그 것뿐이니라.」

    「법을 정하고 글을 지으니 입도한 세상 사람들이 그 것을 지켜 그 날부터 17)군자가 되어 18)무위이화(無爲而化)될 것이니 지상신선이 네가 아니겠느냐!」”

    ----------------------------------------------------

    15)안빈낙도(安貧樂道) : 몹시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뜻을 지키며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면서 도를 닦는 것을 즐거워 함

     

    16)포덕천하(布德天下) : 온 인류에게 한울님 말씀과 천도를 전하고 폄

     

    17)군자(君子) :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사람

     

    18)무위이화(無爲而化) : 의도적으로 행위를 하지 않아도 한울님의 섭리로 자연스럽게(저절로) 일이 이루어지는 것. 무위이화는 천도교 가르침의 핵심요소중 하나다. 동경대전(東經大全)중 논학문(論學文)에서 “나의 도는 무위이화이다(吾道 無爲而化矣)”라고 말씀한 바 있으며, 무위이화를 세밀하게 설명하면서 “한울님 마음을 지키고 기운을 바르게 하면, 한울님 성품을 지니게 되고, 한울님의 가르침을 받게 되어, 자연스러운 가운데 일이 이루어진다.(수기심 정기기 솔기성 수기교 화물어자연지중야 ; 守其心 正其氣 率其性 受其敎 化出於自然之中也)”라고 하였다.

     

    6. 이러한 말씀을 한울님으로부터 들은 후에 마음이 홀로 기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도다.

     

    그제야 이 날부터 부부가 마주 앉자서 이런 말 저런 말을 다 하면서

    기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는 자네(수운대신사의 부인)가 내 이야기를 들어 보소. 나의 몸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렸을 때 하던 장난이 미친 것 같았고 취한 것 같지 않았던가?

     

    나 역시 하던 헛말이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사나이로 태어나서 장난도 할 것이요. 헛말인들 아니하겠는가! 자네의 마음은 어떠한가?”

     

    늙은 부인의 행동보소.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무릎을 껴안고

    입을 다시면서 세상을 살아 온 말 서너 마디를 겨우겨우 끌어내면서

    천정만 바라보다가

     

    “꿈이었던가 잠이었던가! 허허 세상! 허허 세상! 다 같은 세상 사람으로서 우리 복이 이렇게 많은가! 한울님께서도 한울님께서도 이렇게 될 우리에게 어찌 지난날에 겪은 고생을 그렇게도 몹시 시키셨습니까? 오늘에야 참말이지 미친 것 같고 취한 것 같은 저 양반을 가시는 곳마다 따라 가서 지질하게 했던 그 고생을 누구에게 말하겠으며, 그 중에도 집에 들어오면 장담 하듯이 하는 말이 「그 사람도 그 사람도 이런 고생이 무슨 말이요. 이 내 팔자가 좋다고 한다면 기쁘고 즐거운 일은 벗을 삼고 고생하는 것도 기쁘고 즐거운 일이니 잔소리 하지 말고 따라가세. 공연히 늙은 내가 아니다.」

     

    나 역시 어이없어서 얼굴을 뻔히 보면서 한숨을 지었다. 이제까지 지낸 일은 다른 것이 아니로다. 사람과 물건을 대하는데 있어서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고, 부인과 자식에게 하는 행동은 늘 참된 정이 지극하니 한울님의 은덕이 있게 되면 좋은 운수가 돌아 올 것을 나도 또한 알고 있었소.”

     

    한 번 즐겁게 웃으면서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린 뒤에는 그 즐거운 것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더라.

     

    7. 그럭저럭 지내다가 19)중문(重門)을 활짝 열어 놓고 오는 사람들을 가르치니 감당할 수가 없게 되었더라. 현인군자(賢人君子)들이 모여 들어 밝은 한울님의 덕을 밝혀내니 번성하여 나가는 운과 훌륭한 덕이 분명하도다.

     

    8. 그 모르는 세상 사람이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 할 줄을 알아 근거없는 말을 지어 내어 듣지 못한 그러한 말과 보지 못한 그러한 소리를 어찌 그렇게 지어내서 내 얼굴에 대고 하는 말이 분분한가!

     

    슬프다! 세상 사람들아! 내 운수가 좋아지니 네 운수가 가련하게 될 것

    을 네가 어찌 알겠느냐? 가련하다! 경주 마을 안에는 좋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것이 분명하다. 어진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이러한 말

    이 어떻게 있겠으며, 마을 가운데 풍속은 그만두고라도 우리 집안 운

    수가 가련 하도다. 알지도 못하는 흉악한 말과 괴이한 말을 남들보다 배나 더하며, 육친(肉親)이 무슨 일로 원수같이 대접하느냐!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있었느냐! 어떻게 해서 그렇게 원수가 되었는가! 은혜도 원한도 없이 지내던 사람들이 그 가운데 싸잡혀서 그 사람도 역시 원수가 되니 마치 중국 은나라의 걸왕과 같은 폭군을 도와서 잔인한 일을 하는 것과 같구나.

     

    9.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죄가 없으면 그 뿐일세. 아무리 그렇다고 하

    나 나도 세상 사람으로서 아무런 까닭 없이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없이

    모함하는 가운데 들어간단 말인가! 이 운수가 아니라고 한다면 죄가

    없다고 하더라도 면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우리 집안은 과거에 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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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중문(重門) : 겹겹이 닫힌 문

    한 집안이 아니던가. 그만 두어라. 이 내 몸의 운수도 믿지마는 감당도 어려우니 남의 이목 살펴보고 이같이 아니하면 세상을 능멸한 것 같고 관청의 장을 능멸한 것 같으니 어찌 할 길이 없네.

     

    10. 무극한 나의 도는 내가 아니 가르쳐도 운수가 있는 그 사람은 차

    차차차 받아다가 차차차차 가르칠 것이니 내가 없더라도 마땅히 행하

    하여 나아갈 것이네.

     

    여행할 짐을 차려 가지고 수천리 길을 떠나니 수도하는 사람마다 정성

    을 하고 정성을 다하지마는 털과 깃이 아직 나오지 않은 어린 새들과같은 너희들을 어찌하고 간단말인가! 잊을 도리가 전혀 없어 여러 가지로 잘 타이르지마는 차마 다하지 못한 나의 생각을 처지를 바꾸어서생각하여 보아라. 그러나 어떻게 할 길이 없어서 하루아침에 헤어지는신세가 되었도다.

     

    11. 멀고도 멀리 가는 길에 생각나는 것은 너희들이구나. 타향 땅에서

    외로이 앉자 어떤 때는 생각이 나서 너희들의 수도하는 행동이 귀에도

    쟁쟁하게 들리고, 눈에도 삼삼하게 보이며, 어떤 때는 생각나서 가끔씩

    법을 어기는 것이 눈에도 거슬리며, 귀에도 들리는 듯 하니 아마도 너

    의 행동은 가끔씩 법을 어기는 것이 확실하도다. 밝고 밝은 이 운수는

    원한다고 이렇게 되며 바란다고 이러할까. 그만 두어라. 너희들의 행동

    아니 보아도 보는 것 같구나.

     

    부자유친(父子有親) 있지만은 운수조차 아버지와 아들의 운수가 같을 것이며, 20)형제일신(兄弟一身) 있지만은 운수조차 형제간이라고 하여 한 몸과 같겠는가! 너희들 역시 사람이면 남의 수도 하는 법을 당연히 보겠지마는 어찌 그렇게 깨닫지 못하는가. 깨우쳐 앎음이 없는 이 사람들아! 남이 하는 수도를 본 받아서 정성 드리고 또 정성 드리고 공경해서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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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형제일신(兄弟一身) : 형과 아우는 한 부모님에게서 태어났으니 한 몸과 같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 몸이 이렇게 되었으니 은덕은 있겠지만은 도성입덕(道成立德) 하는 법은 한 가지는 정성이요, 또 21)한 가지는 올바른 사람에게 지도를 받는 것에 달려 있다.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것을 듣지 않고 흘려버리면 짐승과 같은 것이고, 제 멋대로 행하고 제 멋대로 그만 두는 행위가 아니겠는가! 우습다. 너희 사람들아! 나는 도무지 모르겠구나.

     

    부자형제 그 가운데 도성입덕은 각각 다르다. 대개 세상 사람 중에 정성 있는 그 사람은 어진 사람이 분명한 것이니 마음을 작정하여 본을 보고 정성과 공경을 하는 것이 어떠할까.

     

    몹시 슬프다. 너희들이 남보다 뛰어난 현인이 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마는 다른 사람의 아래 사람이 되어서 도덕에 이르지 못하면 자기가 스스로 지은 일로 재앙을 받게 되나니, 나에게도 또한 한이 되겠구나. 운수야 좋은 운수지마는 닦아야 도덕이 되는 것이라. 너희들이라고 무슨 팔자로 노력하지 않고 저절로 얻어지겠느냐?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이 사람들아!

    나를 믿고 그러한 것이냐! 나는 아예 믿지 말고 한울님만 믿었어라. 22)네 몸에 모시고 있는 것이니 가까운데 있는 것은 버리고 먼데 있는 것을 얻으려고 한단 말인가. 나 역시 바라기는 한울님만 전혀 믿고 깨우치지 못한 너희들은 서책(書冊)은 아주 보지 않고서 수도에만 힘쓰는 것은 그도 또한 도덕을 이루려는 것이지마는 그러다가는 문장이고 ----------------------------------------------------

    21) 한 가지는 올바른 사람에게 지도를 받는 것 : 원문에는 “한 가지는 사람이라”라고 되어 있다. 어떠한 사람일까 생각하여 볼 때 “올바르게 지도하는 사람”으로 봄이 타당하다.

     

    22) 네 몸에 모시고 있는 것이니 : 한울님은 천당이나 극락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주 온 누리에 계시며, 내 몸에도 동물과 식물․무생물에도 계심으로 천당이나 극락처럼 먼 곳에 계신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 몸에 계신 한울님을 찾고 믿도록 함이 참다운 신앙이라는 말씀임.

    도덕이고 모두 다 헛된 일로 될까보아 걱정이 된다.

    열석 자 주문을 지극하게 외우면 만권의 많은 시와 글인들 무엇하겠으

    며, 심학(心學)이라 하였으니 그 뜻을 잃지 않도록 하여라. 현인군자가

    될 것이니 23)도성입덕(道成立德)이 되지 못하겠느냐? 이와 같이 쉬운 도를 스스로 해치고 스스로 버린단 말인가? 탄식하기 괴롭도다.

     

    24)요순(堯舜)같은 성현들도 착하지 못한 자식을 두었으니 한탄할 것도 없지마는 우선 지금에 보는 도리로서 답답한 나의 생각은 금하려고 하니 견디기 어렵고, 그만 둘려고 하니 슬퍼서 힘써 지은 이 글을 구구자자(句句字字) 살펴 내어 방탕한 마음을 두지 말고, 나의 경계하는 말을 잘 받들어서 서로 만날 그 시절에 25)괄목상대(刮目相對) 되게 되면 당연히 즐거운 일이고 우리 집안에는 큰 운수를 받은 것이라.

     

    이 글보고 잘못한 짓을 고쳐 날 본 듯이 수도하라. 부디부디 이 글을 보고 남과 같이 수도를 하여라. 너희들 역시 그러다가 나중에 가서 좋

    지 못하게 된다면 나를 보고 원망할 것인가! 나 역시 이 글을 너희들에게 전하여 효험이 없이 된다면 네 신수는 가련하게 될 것이고, 내가 한 말은 헛된 말이 될 것이니 그 역시 부끄러운 일이로다. 너희들 역시 사람이라고 한다면 생각하고 생각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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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도성입덕(道成立德) : 도를 닦아 이루어 덕을 세운다는 뜻으로 도를 이룬다 함은 첫째는 수운대신사 등 스승님이 가르쳐 준 한울님 마음이 수운대신사의 마음 즉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의 심법을 체득하고, 주문을 지극히 외워서 지기로 지극히 하나되어 성인에 이르는 것이고, 둘째는 한울님을 알고, 한울님 모심을 알고, 천지 만물의 태어남과 멸함 등 성쇠의 이치 등 심리와 자연의 법칙을 아는 것 즉 도통을 말함이며, 덕을 세운다 함은 다른 사람뿐만아니라 모든 만물을 공경하여 이롭도록 베풀음을 말함.

     

    24) 요순(堯舜) : 고대 중국의 은나라때 요임금과 순임금. 요임금과 순임금은 성인으로서 덕으로써 나라를 다스려 평화롭고 이상적인 세상을 이루었음.

     

    25) 괄목상대(刮目相對) :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갑자기 향상된 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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