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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 장생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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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정경흥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7,430회   작성일Date 12-11-29 05:59

    본문

     

      4) 기화호흡


    기화를 거듭하면 ‘견천(見天)’을 하게 됩니다. 견천에는 몸이 기화하여 신령함 밝음을 몇 번 겪어서 마침내 무극에 이르러 보는 경우가 있는 데, 수운께서 득도일 ‘선생주문’을 받은 뒤 체험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른 하나는 의식이 기화하여 맑음을 몇 번 겪은 뒤 마침내 무극에 이르러 보는 견천입니다. 전자는 이르는 과정이 불명하고 1회성이고, 후자는 이르는 과정이 일정하고 언제나 반복해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이미 기술했으므로 생략하고 후자에 대한 것만을 기술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기화호흡’입니다.


      ‘기화호흡’은 기화를 바라며 ‘기 화’에 맞춰 배호흡을 하는 걸 말합니다. ‘사유호흡’에서는 ‘몸속에 무한····’ 등에 맞춰 배호흡을 했는데 여기서는 ‘기 화’에 맞춰 배호흡을 하는 것입니다. 즉 ‘기’에서 배를 불룩하게 하고, ‘화’에서 배를 홀쭉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기화호흡’은 의식이 ‘기 화’란 입속소리와 호흡의 느낌을 타고 속으로 내려가다보면 선득하는 기화가 되는데 그럴 때마다 더 깊은 곳에 이르러 마침내 속의식이 느낌을 초월하여 견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화와 호흡이 견천에 이르는 길을 인도하므로 ‘기화호흡’이라 한 것입니다.

      그럼 견천에 이르는 연성과정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연성과정 1: 몸자세는 다리를 꽈앉고 두 손끝을 겹칠 듯 말 듯이 합니다. 이 같은 무위자세가 기화가 잘 됩니다.  다음, ‘기 화’에 맞춰 배호흡을 합니다. 즉 ‘기’에서 배를 불룩하게 하고, ‘화’에서 배를 홀쭉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의식을 손끝에 보내 손끝이 벌어졌다 좁혀졌다 하는 것을 느낍니다. 손끝이 느껴지면 다음에 기화를 바라면서 ‘기 화’의 입속소리를 느낍니다. 입속소리를 느끼다 보면 소리의 안쪽을 느끼게 되고, 얼마 안가 기화가 되어 의식을 깜박 잊고 잃는 순간이 오고, 의식이 안으로 향했음을 의식하게 됩니다. 이처럼 안으로 향한 의식을 속의식이라고 합니다. 겉의식이 속의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연성과정 2: ‘기’할 때는 양손의 간격이 벌어지고 ‘화’할 때는 양손의 간격이 좁혀지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손호흡을 느끼다 보면 속의식이 기화하여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듯하다가 튕겨나와 겉의식으로 변합니다. 이것은 속의식이 스트레스에 부딪쳐 튕겨나오는 현상으로, 이때 스트레스도 깨져버리게 되는데, 10일 정도 하면 이런 현상이 사라지게 됩니다. 마침내 속의식이 양미간에 모여 심단이 생기 시작하면서 몽상현상이 나타납니다. 즉 기화 뒤 천연색 꿈같은 맑은 경치가 떠오릅니다. 이때 호수 물밑에 가라앉은 산이나 하늘을 상상하여 맑음을 보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지 말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하므로 속의식을 ‘손호흡느낌’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기화가 이뤄져 몽상이 더 맑아지고 마침내 요지경 속의 선경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속의식이 양미간에 모일 때 홀연히 기화하여 지극히 맑은 경물(천하대장군· 볼펜· 물건의 일부분 등)이 코앞에 나타납니다. 현실에서 콧등 바로 앞의 물체를 보고 있는 것과 흡사합니다. 이때 미간은 극도로 긴장된 상태입니다.

       *연성과정3: 다시 ‘손호흡’을 하면 미간에 모여 있던 심단 속의식이 기화하여 홀연히 긴 터널을 느닷없이 통과하여 무한소 무한인 무극에 이르러 말그스레한 것을 봅니다. 이것이 무한소의 막장이라는 의식이 들며 깊은 물 속에 잠수할 때처럼 몸이 옥죄입니다. 다시 보면 맑은 영 같고, 맑은 기운 같고, 섭명하는 것 같습니다. 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옥죄여서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이것이 막장 견천입니다.  

      *견천과정정리; 1겉의식이 속의식으로 바뀌고, 2심단과 몽상현상이 생기고, 3맑음을 보고, 4 요지경속 선경을 보고, 5코앞 맑은 경물을 보고, 6견천입니다. 

      *이같은 무한소에서 나올 때는 반드시 눈을 뜨기에 앞서 몸이나 고개를 흔들어서 속의식에서 벗어나 겉의식으로 돌아오게 한 뒤, 눈을 서서히 뜨도록 합니다. 아니면 어지럼증으로 고생하거나 쓰러지거나 합니다.

      *‘견천’을 하면 ‘몸속에 한울님’을 느끼거나 의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화호흡’의 가치는 ‘기화습득’에 있고 ‘견천’에 있습니다.

      ‘기화습득’을 하고 나면 그 뒤부터 ‘기화’를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인지기화’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기화호흡’을 통해 ‘기화습득’을 한 뒤 ‘사유호흡’을 하면 아주 쉽게 십여 분 안에 기화를 겪게 되며 ‘몸속한울님 느끼고 의식하게 되고, 비로소 참된 ‘시천주’를 겪었다는 성취감을 맛보게 됩니다. 이처럼 ‘기화호흡’을 하고 나면 ‘기화 습득’이 잘되어서 수련의 길이 환이 열리게 됩니다.

       견천은 무한소 무한을 보았다는 데 의의가 있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무한소 무한’을 보고나면 만유의 끝을 봤다는 성취감이 듭니다. 또  수련의 끝을 봤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럼 만사지한 통달감, 자신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속 연성하면 귀신도 보고 미래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영감이 듭니다.   또한 견천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소멸된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만치 견천은 극지를 탐험하고 온 것처럼, 죽음의 구렁에서 벗어난 것처럼 힘든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심영이 맑아져서 만사가 환히 보일 것 같아 견천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아직 몇 년을 계속 견천한 끝이 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젊어서는 시간이 없고 늙어서는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7. 장생주 맺는 말


      ‘장생주’는, 본체인 한울님도 개체인 인간도 성공하는 글이므로 민족과의 관계도 살펴보고 인류의 입장에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민족의 사상측면에서 보면, 환인의 환화사상, 환웅의 ‘리화(理化)사상’ 단군(풍류도)의 ‘생화(生化)사상’이 수운의 ‘시화(侍化:몸속지기에 화하는)사상’을 낳은 것입니다1). 이들 사상은 한결같이 ‘환함’으로 이어지고 있어섭니다. 이름으로써 밝히어보면 ‘환인·환웅’의 ‘환’은 햇빛의 ‘환하다’에서 온 것이며, 단(檀박달나무단) 역시 빛의 ‘밝음’을 의미하는 이두식 글자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단군(檀君)’을 ‘밝은임금’이라고 읽었을 거로 봅니다. ‘지기’의 ‘맑음 밝음’도 ‘환함’입니다. 이 같은 ‘환함’ 지향에서 ‘환사상’이 나온 것입니다. ‘환사상’이나 ‘리사상’이 똑같이 환하게 밝히는 기능이므로 내용은 같은 것입니다. 이 같은 ‘환사상·리사상’이 왕도로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되는데, 고구려의 건국이념인 ‘이도여치(以道與治)2)’, 신라의 통치이념인 ‘광명리세(光明理世)3)’, 고려의 통치이념인 ‘금탑(金塔)4)’, 조선의 통치이념인 ‘금척(金尺)5)’이 모두 환하게 밝히는 ‘리’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한글·한길·한국’의 ‘한’도 빛의 ‘환’에서 파생한 언어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한결같은 이념은 세상을 환히 밝히는 것이어서 우리의 사상을 ‘한사상’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수운선생 이전에는 이런 ‘환’이 밖에 있다고 봐왔는데 수운의 ‘시화사상’이 이으면서 ‘안에 있다’로 바뀐 것입니다. ‘환하게’하는 ‘지기의 속성’이 몸속 무한소 무한에 있다고 ‘장생주’가 가르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이처럼 ‘안에 있다’는 ‘시화사상’은 시대와 과학에 짝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이를 ‘모심’에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 동학입니다. 그래서 ‘몸속 지기한울님을 모심’은 시대와 과학에 짝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인간상인 ‘모신사람’도 제시하게 된 것입니다.

       ‘모신사람’은 자아완성한 개인의 표상입니다. 지금은 개인으로부터 국가의 권력도 나오는 세상입니다. 개개인에게 유용성이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시화사상’을 보면 ‘몸속의 맑고 밝고 거룩한 한울님’으로써 ‘모신사람’이 되면 저절로 악한 기운이 사라지고 선한 기운이 차올라서 자기 자신과 그리고 주위 사람들도 선하게 만듭니다. 이런 모신사람이 단군이 뒷사람에게 바란 ‘홍익인간’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그렇게 보면 홍익인간은 환한 리로써 분별하는 사람에서, ‘모신사람’으로 넘어와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널리 이로운 인간’인 동학의 ‘모신사람’은 한국인의 표상, 나아가 인류의 표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장생주’가 ‘한글장생주’에서 ‘영어장생주· 중국어장생주·일본어장생주’ 등으로 번역되어서 모든 인류가 외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장생주’가 한류를 타고 그렇게 널리 퍼지기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선서할 때는 “몸속에 계신 한울님을 모시고 선서합니다.”라고 하게 됨으로써 온 세상이 맑고 밝은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석>

    1) 시천인간(1992년 지음) 26~55쪽에서 이를 제시함.

    2) ‘광개토대왕비’에 있음. 주몽이 세자 유리에게 전한 말임.

    3) 삼국유사.

    4) 용비어천가 83장.

    5) 용비어천가 13장 83장. 수운의 외가인 금척(金尺)리도 박혁거세가 거기서 금척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한 지명임. ‘금탐·금척’은 환하게 하는 ‘리’를 의미함.


    -끝- 

     -길로 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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