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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샘바람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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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동환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6,123회   작성일Date 13-03-22 14:34

    본문

    꽃샘바람

     

    꽃샘바람 소리를 씩씩 지르며

    헐벗은 실가지 뒤엉킨 전선줄 사이로 날리며

    얼어붙은 땅 깊숙이 스며들어가 부시시 녹인다

    꽁꽁 얼어붙었던 긴긴날

    다시는 포근한 바람 일지 않을 것 같더니

     

    황량하고 처절한 혹한 견뎌낸

    씨알은 이제 막 벌어진다

    무겁디무거운 흙 어깨에 지고

    허리 잘려 온 몸 아픈 호랑이땅 어디서나

    피어오른다

     

    뻘거티뻘건 피투성이 되어버린

    해 뜨는 곳 호랑이땅

    숨 끊어지게 조여오던 날선 철조망

    새싹 풋풋한 향기에 녹아내린다

     
    포덕154(2013).3.22/ 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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