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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맞는 숫자의 눈속임 (시사인 뉴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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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세종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6,909회   작성일Date 13-12-27 11:19

    본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국민께 드리는
    다음과 같은 최연혜사장의 호소문'이 팝업창에 떴다.

      <“지금 코레일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혁신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노조는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만성적자를 극복하려면 혁신을 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그런데 수서발 KTX 회사를 만들면 과연 철도공사의 만성적자가 흑자로 돌아서고
    2013년 6월 현재 17조60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청산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이 회사의 재무제표에서 '당기순이익(또는 당기순손실)'을 살펴보자.
    기업이 매년 어느 정도의 순이익(또는 순손실)을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기존의 철도청(행정기관)에서 철도공사(공기업)로 전환된 이후,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또는 당기순손실)은 정말 종잡을 수 없다.
    2005~2006년에는 각각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그런데 2007년에는 갑자기 무려 1조3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다.
    이후에도 계속 연간 수천억원대의 순이익 행진을 거듭하다
    2012년에 돌연 2조8000억원대의 순손실로 주저앉아 버린다.
    2013년에는 고작 6개월 동안 5조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그렇다면 사업 내용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기업이든 '본업'과 '부업'이 있다. 철도공사의 본업이라면 승객 및 화물 운송과 철로 유지보수다. 이를 위해 고용, 자재 매입 등에 비용을 투입해 운임 등의 수입을 얻는다.
    본업에서 비용보다 수입이 클 때 영업이익을 냈다고 한다(반대의 경우 영업손실).
    한편 본업과 별도로 부동산 사업을 벌여 개발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은 본업 이외의 활동에서도 장사를 한다.
    이 부문에서 잃은 돈보다 벌어들인 돈이 많으면 '영업 외 이익'을 냈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 '영업외 손실').

     그러므로 당기순이익(당기순손실)은,
    대충 '영업이익(영업손실)'과 '영업 외 이익(영업 외 손실)'을 합산해서
    총수지(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를 낸 다음 법인세를 뺀 개념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영업 외 손실'이 너무 크면, 그 회사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가만히 살펴보면 '용산지구 개발'에 따라 재무제표가 들쑥날쑥 했다.

    코레일이 사업자로 참여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던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는
    정부와 서울시가 깊이 개입한 일종의 국가적 사업처럼 추진되다 올봄에 완전 무산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철도공사의 부채 역시 급증했다.
    여기에다가 국토부의 압력으로 떠맡다시피 인수한 인천공항철도(1조2000억여 원)를
    합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부채가 11조원 늘어난 2008~2013년 상반기 사이 철도공사의 영업손실은
    모두 2조5725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8조4000억여 원(부채 증가분 11조원에서 영업손실을 뺀 수치)의 부채는 본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부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철도공사의 순이익(순손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부문은 영업수지(본업)가 아니라
    용산개발사업 등 '영업 외 부문'의 수지다. 더욱이 본업 부문의 영업손실은 계속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본업의 계속된 영업적자 때문에 부채가 급증했다며 이를 빌미로 민영화 의혹이 짙은 수서발 KTX 별도 법인을 추진하는, 국토부와 철도공사 경영진의 논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수치다

    공공요금인 철도요금은 기름값과 물가가 올라도 함부로 인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2009년 현재 승객들은 예컨대 100원의 비용이 드는 서비스를 72원에 이용하고 있다.
    철도공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원가보다 낮은 운임으로 인한 손실액이 2005~2009년에
    모두 3조1421억원에 이른다. 만약 철도공사가 운임을 원가에 맞춰 3조1421억원을
    더 거뒀다면 위의 영업손실 1조5069억원은 1조635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환된다.

    공기업인 철도공사는 이런 '짓'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시민들이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철도 부문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우려해서다.

    그런데 공익서비스의무, 높은 선로사용료, 요금인상 규제 등을 유지할 경우,
    수서발 KTX 법인 설립으로 만성적자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상당수의 학자와 시민단체들이 분리 법인을 반대하는 이유는,
     만성적자 해결은커녕 철도공사의 재무구조만 급격히 악화되어
    민영화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철도공사의 만성적자가 아주 비정상적인 것이고 이를 제거하는 것이 '지상 목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서발 KTX를 철도공사에서 분리하는 것과 상관없이 요금을 올리고
    공익서비스의무를 폐지하며 철도공사 자산(각종 노선)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 6월 국토부가 철도공사 측에 보낸 '경영효율화 종합대책'을 보면 그렇다.

    이 '종합대책'은, 철도공사의 기능(여객·화물·업무지원)들을 떼어내 자회사로 배치하는 계획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수서발 KTX 분리 법인은, 이런 자회사 중 하나일 뿐이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일반 철도의 운임규제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고급 철도 서비스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강화"한다. 'KTX-새마을-무궁화' 체계를 '1등급(고속열차), 2등급(중고속열차), 3등급(일반열차), 4등급(지선 통근열차)'으로 나눠 1·2등급에 대해서는 요금상한제를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벽지 노선 부문을 철도공사에서 분리하는 구상도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공익서비스의무 대상 8개 노선 중 '수입 대비 비용'이 큰 구간은
    "공사의 운영을 중단하고 시장에 개방"한다. 민간에 운영권을 판다는 이야기다.
    공익서비스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적자 노선에 대해서도,
    입찰을 실시해서 선로사용료를 가장 많이 내겠다는 업체에 맡긴다는 방안도 등장한다.
    이처럼 수서발 KTX 분리와 함께 요금 인상, 공익서비스의무 일부 포기,
    민간 매각 등을 시행해야 이른바 '경영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국토부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만약 수서발 KTX가 개통되는 2016년에는
    하루 KTX 이용객 17만779명(수도권과 천안·아산 이남 구간을 합친 것) 가운데 26%인
    4만4441명이 수서발을 이용하게 된다. 철도공사의 여러 사업 중에 수서발KTX는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부문이다.

    반대로 철도공사는 영업이익 이 그만큼 줄어들고 재무 상황도 악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토부는 지난 20여 년 동안 품었던 끈질긴 꿈인
    민영화가 실현할 기회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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