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한겨례신문 2014-04-16 34면 1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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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한겨례신문 2014-04-16 34면 1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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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간첩 조작 혐의”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언론들은 이들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정말 그런가?
이게 단지 조작이 아니고 조작 혐의이고 잘못된 관행인가?
아니다. 크나큰 범죄다.
예수는 군대귀신이 들린 이에게 가서, 이 귀신을 사탄이라고 명확하게 호칭한다.
그러자 사탄은 그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명칭을 정확히 규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범죄를 범죄라고 부르지 않으면, 범죄를 퇴치할 수 없다.
조작을 조작이라고 확실하게 규정해야 조작을 징벌할 수 있다.
우리는 혐의를 벌할 수 없으며, 관행은 그저 고치면 되는 것이 된다.
지금까지는 관행이니 어쩔 수 없었고, 라는 식이 된다.
결국 지나간 것은 봐주자, 책임 더 묻지 말자는 이야기다.
이렇게 우리는 계속 기만당하고 있다.
인권유린도 이런 인권유린이 어디 있는가?
인권유린을 피해 탈북 해 이 땅에 온 사람에게 인권유린의 고통을 주고 있다.
이게 할 짓인가? 그러고도 남재준 국정원장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
사과하는 사람의 고통스럽고 죄송하고 미안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혐의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 사과하려니 얼마나 속이 쓰렸겠는가?
<조선일보>는 사설에 이 사건을 두고
검찰과 국정원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완패”했다고 쓰고 있다.
범죄로 규탄해야 할 사안을 승리와 패배의 문제로 몰고 간다.
이런 식이 되면, 사건의 본질은 뒤로 가고 검찰과 국정원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패배한 것처럼 되고 만다. 정말 “나쁜 신문”이다.
민변이 본래 이런 식의 시비를 거는 단체인데 뭐 했느냐는 식이다.
남재준은 기자회견에서 질문 하나 받지 않는 오만함을 보였다.
이건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조직의 책임자의 자세가 아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자의 모습일 뿐이다.
너무도 뻔뻔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렇게 우리는 국민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인물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예수는 헤롯을 가리켜 “저 여우”라고 했고,
예루살렘을 움켜쥐고 있는 지배세력을 “위선자”, “회칠한 무덤”, “강도”라고
불렀다. 이들의 진짜 이름을 정확히 부른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박근혜 대통령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자신이 내건 공약을 지키지 않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저 모습은
무엇이라고 해야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까?
그동안 국정원의 간첩조작 사건이 세간을 들끓게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것도 국무회의에서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저 말은 뭔가?
책임의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무엇이 정작 문제의 본질인지
하나도 말하지 않는 이런 대통령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적당한 “호도” 아닌가? 자기가 불편한 것은 입 닫고,
압박이 강해지면 마지못해 말하고.
그것도 본질은 계속 비켜나가는 자세는 무얼 말하는가?
대통령이나 국정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군림하는 권력자가 아니다.
이들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수행하는 대리자에 불과하다.
그런데 국민 위에 자신들이 서 있다고 여기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역천(逆天)이다. 역천의 결과는 무엇일까?
곧 기독교의 부활절이다.
그건 고난을 통과하는 하나님의 나라의 진정한 승리를 의미한다.
지금 우리는 패배의 연속이라는 고난을 겪고 있다.
의로운 뜻이 짓밟히고 무너지는 상황이다. 그러면 역사는 이렇게 끝나고 말까?
아니다. 부활은 바로 이 패배한 것처럼 보이는 하나님 나라의 뜻이
사탄을 이기는 결말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것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우리는 무엇이 사탄이고
무엇이 하나님 나라의 뜻인지 알아야 한다.
사탄아, 물러가라! 이건 결코 기독교의 부흥사들만의 외침이 아니다.
한종호 꽃자리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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