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는 단수 낮은 기획 (도올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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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논란에 대하여...
“검정 교과서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쓰였다.
자기들이 도장 찍어 놓고 ‘90%가 새빨갛다’니. 자기 부정이다.
되지 않는 기획이다. 너무 단수가 낮다. 의도대로 안 된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예전처럼 학생들이 순진하게 안 믿는다.
그런 수준 낮은 국민이 아니다.
지금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국정화에 반대하고
지속적으로 역사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다.
10년 만 문제를 끌고 가면 검인정을 탈피해 자유화로 가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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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그 직후에도 환멸은 컸지만 표면적으로 변한 건 없었다.
“사상가들이 할 역할이 크다. 세월호는 국민 전체가 목도한 처참한 사태다.
6ㆍ25전쟁을 텔레비전으로 쳐다본 셈이라 생각한다.
그 기억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무의식에 깊게 남는다.
이번 역사 논쟁도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역사가 본질적인 일종의 진보를 이루게 될 거라 믿는다.
사상가들은 한 순간도 낙관주의를 버리지 않는다.
마치 우리나라를 몇 개 기업이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고
정권은 저열한 리더십으로 나라를 좌지우지 하고 있지만,
반드시 우리 역사가 바른 길을 찾아갈 거라는 믿음이 있다.
지식인들의 종교는 역사에 대한 믿음이다.”
-낙관에 근거에 대하여...
“역사란 건 항상 제자리로 돌아간다.
3ㆍ1 독립항쟁부터 4ㆍ19 혁명, 6ㆍ10 항쟁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학생 세력이 주동이 돼 투쟁해온 역사적 사례가 없다.
우리가 유일하다. 거시적으로 우리 역사가 잘못 흘러오지 않았다.
대학에서 강의해 보면 사회의식 없는 젊은이가 없다.
단지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이런 위대한 국민들을 이렇게 유치한 방식으로 끌고 가려 한다는 것 자체가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할 문제다.”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사회 분위기가 암울한 것에 대하여...
“항상 경제나 민생 문제를 핑계 삼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거시적 방향의 문화 자체를 말살시키는 방향으로 (근현대) 우리 역사는 진행됐다.
젊은이들이 헬조선 상태로 느끼게끔 해놓고 우린 이득만 보면 된다?
천만의 말씀이다. 망한다. 제일 먼저 정신 차려야 할 곳이 기업이다.
발등에 떨어진 문제가 산적해 있다.
헬조선 담론은 이런 위기에 대한 말초적 느낌이다.
훨씬 더 구조적으로 잘못돼 있는 거다.
권력자와 여당이 나서서 이걸 빨리 개선해야 하는데
기껏 한다는 게 교과서 개혁이다.
우리 정치의 현주소가 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학문적 포부나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위대한 철학서를 저술하는 것이다. 칸트가 프랑스 혁명 당시 바로 ‘순수이성비판’을 써
유럽 역사의 중심을 잡은 것처럼 지금 학자가 해야 할 일은 그런 본질적 도전이다.
학자가 멋있는 연설 몇 번 했다고 역사가 바뀌는 게 아니다.
난 내 본령을 안다. 그래서 매일 지독하게 공부한다. 적당히 타협하면 안 된다.”
한국일보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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