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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혁명120주년의 교훈과 천도교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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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송암이윤영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7,357회   작성일Date 14-06-14 21:19

    본문

     

    동학혁명120주년의 교훈과 천도교인의 자세

     

                                                                                                                             이윤영 /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올해는 천도교인으로서 두 가지 큰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천도교 제 1세 교조 수운 최제우 대신사(이하 대신사라 약칭함) 순도(殉道) 150주년이고, 또 하나는 동학농민혁명(이하 동학혁명이라 약칭함) 120주년인 2주갑이다. 묘하게 겹친 두 기념의 해를 보내면서 천도교인 자세와 시대의 교훈을 생각해보면서 그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를 논하여 보겠다.

     

    대신사 순도 150주년

     

      대신사께서 대구장대에서 순도하신 150주년인 올 2014년을 보내면서 필자는 그 무엇인가 표현할 수 없는 서운함이 가슴에 밀려와 슬픔마저 느끼고 있다. 세계 인류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대신사처럼 거룩한 희생을 당하신 종교 창시자는 기독교의 나사렛 예수(이하 예수라 칭함)와 대신사 두 분을 거론할 수 있다. 이는 동학과 서학을 비교 견줄만한 종교사상의 의미도 있지만, 당시의 민족적 시대배경과 세계 인류역사의 전환점에 있어 새로운 세상을 여는 개벽(開闢)과 같은 어마어마한 사건이 자리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예수의 순교를 어떤 의미로 보고 있으며, 그 희생정신은 죽음이 아닌 부활로서 오늘 날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는 각자 다른 믿음의 신앙을 떠나 종교인으로서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음을 고백한다.

     

      기독교의 장구한 역사와 비교해 비교적 짧은 역사의 천도교라 하지만, 소위 문명세계, 정보화시대라 하는 현실에서 역사의 길고 짧은 시간이라는 핑계거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천도교 이후에 탄생된 증산교 계열과 원불교 그리고 통일교 같은 신종교들은 세계화에 진입했거나 성공적 신화의 역사를 열어가고 있다. 한국의 민족종교를 대표할 수 있는 천도교에서 크게 반성할 대목이다.

     

      물론 천도교도 한때 국내에서 최대의 종단으로 각광받던 시절도 있었고, 중국과 일본 등에 적지 않는 해외포덕을 이룩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제국주의의 탄압과 천도교 내부 분열 등 시대와 짝하지 못했고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에 소극적인 자세 등 여러 실책들에 원인하여 동학종단의 정통성을 잃은 채 현재의 모습으로 전락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천도교 교세의 현실이 문제인지 아니면 국민들이 민족정신을 상실한 것이 문제인지 모르지만, 대신사 순도 150주년은 전혀 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했고 아예 국민들의 기억 속에 사라진 것이 아닌가의 실망감마저 들고 있다. 이러한 잘못은 외부에도 있겠지만 내부인 천도교의 현실에 있어 내 자신부터 성찰해야 하고 대신사 순도 정신이 국내는 몰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그런 계기의 한해가 되기를 염원해본다.

     

    동학혁명 120주년

     

      1894년,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에 일어났던 동학혁명은 반봉건 반외세 보국안민 제폭구민이라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혁명이자 전쟁이었다. 안으로는 부패한 나라를 바로 세우고, 밖으로는 외적의 침략에 맞서 30만 명이라는 희생을 조국의 제단에 바치는 세계 4대 혁명사에 길이 빛날 금자탑을 쌓았다. 오늘 날 민주주의, 지방자치 등 우리나라가 이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게 한 결정적 근거가 바로 동학혁명의 업적이다.

     

      ‘사람이 곧 한울이니, 사람섬기기를 한울님 같이 하라.’의 동학, 천도교 사상은 옛적에도 들어보지 못했고 오늘에도 비교할 수 없는 세계사적인 위대한 진리이며, 오늘에 있어서도 인류가 나아가야 할 값진 교훈이라 할 수 있다. 120년 전 동학혁명은 결코 실패가 아니라, 이후 ‘의병전쟁, 3.1구국운동, 상해 임시정부, 국내외 독립운동, 8.15 해방’으로 이어졌으며, 그 후 남북통일운동(3.1재현운동),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등 그 정신은 면면이 계승되어 앞으로 조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하는 날까지 계속 될 것이라 믿는다.

     

      또한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온난화 등 인류와 전생명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에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만물이 시천주(侍天主) 아님이 없다. 자연 즉 생명을 한울님 대하듯 섬기라.’의 생명존중사상은 인류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인류의 미래를 열어나갈 동학사상은, 동학혁명의 이념적 차원뿐만 아니라 후천개벽의 새로운 문명을 열어갈 희망이자 구원의 메시지이다.

     

    천도교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전망

     

      이와 같이 필자가 주장한 것처럼 천도교만이 인류의 희망이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모든 종교가 제 역할을 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에 천도교보다도 더욱 희망일 수 있다. 이 말은 어떤 종교가 어떻게 하느냐의 달렸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천도교의 사상과 역사에 있어 현재 세계적인 종교가 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기성종교 못지않게 천도교의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 어떤 종교에 있어 아무리 역사와 사상이 훌륭하더라도 세상과 함께하지 못하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세상이 그 종교를 외면할 것이다. 천도교는 과거 동학혁명, 3.1운동 등 민족의 아픔과 함께 하였고 가난한 이웃과 나눔은 물론 국가의 운명에 동참하여 대다수 사람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였던 결과 엄청난 교세와 빛나는 역사를 이루었었다. 그럼 오늘날의 천도교는 무엇인가? 필자가 대답을 하지 않아도 아마 알 것이라 짐작한다.

     

      대신사께서 무왕불복지리(無往不復之理)를 말씀하셨다. ‘가면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다.’의 뜻으로 천도(天道)의 이치와 자연의 순환을 말씀하신 것으로 해석하지만, 인간사를 견주어 보면 ‘하는 만큼 돌아온다.’는 말씀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이에 오늘 날 천도교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종교인의 생각이 자신 안에 머물면 세상과 멀어질 것이요, 종교인의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되면 세상이 자신 안에 돌아올 것이다.’의 교훈을 생각할 수 있다.

     

      '동학'을 '천도교'로 온세상에 크게 선포한 의암 손병희 성사께서는 '천도교는 천도교인의 사유물이 아니요 세계인류의 공유물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현재의 천도교는 천도교인의 사유물이 되어버린지 오래되었다. 더구나 천도교인의 사유믈에서조차 후퇴하여, 일부 기관에서는 기관을 위한 사유물이 되어버렸으니 어찌 천도교가 잘되기를 바라겠는가?


     이제 천도교는 천도교 총부나 기관을 위한 종교에서 벗어나 천도교인 전체의 공유물로 거듭나야 하고, 더 나아가 세계 인류의 공유몰로 환골탈태하여 세상을 위한 천도교가 되어야 할 변화의 시기가 왔다고 본다.  
    천도교는 과연 ‘천도교인을 위한 종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진정 민족과 인류 즉 세상을 위한 종교가 될 것인가’에 천도교의 운명이 달렸다는 것으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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