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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혁명 120주년 위클리서울(시사주간지) 인터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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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웹마스터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1,861회   작성일Date 15-01-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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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주간지 위클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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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탐관오리들…동학혁명은 최초의 인본주의 혁명”<심층 인터뷰> ‘동학혁명 120주년’ 박남수 천도교 교령-1



    동학농민운동, 3.1운동 등 중추역할, 과거 명성 빛바랬지만… 
    종교가 세상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종교 걱정
    밥 한 그릇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 세상 진리 모두 터득할 수 있어
    천도교와 동학 통해 우리 국민들도 프랑스 혁명 못지않은 대업 이뤄


    가히 카오스의 시대다. 정상은 비정상이 됐고 비정상이 정상이 됐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구분조차 힘든 혼돈의 시대다. 아파트 주민들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극단의 선택을 해야 했다. 2014년 한해 두 달 꼴로 한 번씩 벌어지다시피 한 국가적 재난은 꽃다운 무고한 숱한 이 땅의 생명들을 앗아갔다. 꽃비 흩날리던 날 봄소풍 떠난 어린 청춘들의 원혼과 함께 가라앉은 세월호는 아직도 바다 속에 있다. 해고된 26명의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세상을 떴다. 살아남은 이들은 저 높은 공장굴뚝에 올랐다. 살에는 바람만이 그들과 함께 할 뿐이다. 무고한 시민이 하루아침에 간첩이 된다. 비판하면 종북 파렴치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지극히도 냉담하다. 누구는 민족성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먹고 살기 바쁜, 자기 몸 하나 챙기기 힘든 현실문제 탓이라고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에게 다가올 앞날들이다. <위클리서울>이 2007년부터 400명 가까운 사회각계 인사들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해온 이유다. 이번엔 동학농민운동 120주년을 맞아 박남수 천도교 교령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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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도교는 ‘인간이 곧 하늘’이라는 시천주 사상으로 한국 근현대사에서 굵직한 획을 그어온 민족종교다. 동학농민운동을 통해 탐관오리에 맞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역사’를 열었고, 3.1운동을 통해 민족 대단결을 이뤄냈다.

    “동학농민운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일으킨 운동이다. 탐관오리들은 자기 밥그릇만 챙겼고, 농민들은 농사에 위협을 느꼈다. 이대로 살다가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 일어난 것이다.”

    박남수 교령은 무엇보다 동학 혁명이 “최초의 인본주의 혁명”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우리에게도 위대한 혁명의 역사가 있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전국에 500개 이상의 동학 지하조직이 있었다. 이 조직이 다 일어났다. 미국, 영국, 프랑스 혁명이 가져다 준 결과에 대해선 잘 가르치는데, 동학 혁명의 중요성에 대해선 잘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도 프랑스 혁명 못지않은 대업을 이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동학 혁명은 정치 혁명이 아니라 최초의 인본주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어린이집 폭력 사태와 관련해선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국민교화와 생명 운동’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제우는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다. 경전에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고 한 건 아마 천도교 밖에 없을 것이. 천도교는 올해부터 스승의 가르침을 토대로 ‘국민교화 운동’을 적극 펼치려고 한다.”

    천도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운동의 슬로건을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로 정하고, ‘위위심 회복 운동’ 등 다양한 실천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위위심’이란, 내가 나를 위하고, 내가 상대방을 위하며, 내가 우리를 위하는 것으로, 이는 나를 낮춤으로써 함께 높아지는 ‘시천주-사인여천-인내천’의 숨은 원리이기도 하다.

    “올해 광복 70년의 가장 큰 의미는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 병폐를 걷어내고 바로 서는 것이다. 우리의 운동이 옳다면 이웃종교에서도 협조하고 적극 동참해 주리라 믿는다. 천도교, 불교, 개신교가 모여 봉기한 3.1운동이 요원의 불길로 번진 것처럼, ‘어린이를 때리지 말자’는 생명운동도 전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되길 기원한다.”

    천도교는 이 외에도 남북관계, 남남갈등 등 우리사회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박남수 교령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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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도교, 민족종교라고 하지만 현재 우리 국민들에겐 낯설게 다가온다.
    ▲ 한국은 다종교 국가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종교가 조화롭게 존재하고 국민들을 교화시킨다는 것은 자랑거리다. 각 종교는 국민들을 교화시켜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현재 그 사명을 다 못하고 있다. 종교인 수가 늘어났다면 그만큼 편안하고 행복한 세상이 돼야 하는데 정반대다. 교회와 사찰 수는 늘어나는데 사람들의 생활은 행복하지 못하다. 그게 참 안타깝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종교라는 것은 때마다 그 역할이 주어지는 것 같다. 부처, 예수 등 각각의 생각이 많이 다른 게 아니다. 자신이 살던 시대에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었던 척도가 무엇이었는지 봐야한다. 교리도 조금씩 바뀐다.
    한때 불교가 사람을 가르칠 때는 부처님이라는 형상을 놓고 가르쳤고, 기독교는 주님이 하늘나라에 있다는 믿음을 가르쳤다. 천도교는 그 도를 넘어 어떤 형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 하더라도 세상 저편에 있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타 종교가 봤을 때 이해가 안 갈 것이다. 부처님, 하나님은 호칭이 다르지만 다 천도교 안에 모시고 있다. 이 세상 어느 곳에 다 하나님이 있다. 여러분들의 마음이 곧 하나님이고 부처님이다. 세상엔 여러 종교가 있고 그것은 하나의 강줄기와 같다. 그렇다면 천도교는 바다와 같다고 할까. 그런데 사실 요즘 추세가, 종교들이 바다와 같은 진리를 추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천도교는 애초에 그랬고, 타 종교들도 천도교의 진리에 근접해오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천도교를 유불선 삼교의 합이라고도 한다. 종교의 좋은 점을 다 따서 만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작은 항아리들을 다 모은다고 하나의 항아리가 되는 건 아니다. 큰 항아리 속에 여러 항아리들이 다 들어가 있다고 할까. 아전인수 격의 해석이 아니다. 


    - 주로 어떤 내용의 교리를 설파하고 있나.   
    ▲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을 하늘, 눈에 보이는 땅을 땅이라고 말한다. 과학의 가장 기본이 하늘과 땅의 이치다. 하늘의 비, 이슬, 태양 등은 땅을 통해 작동한다. 땅이 없이는 하늘의 어떤 역할도 못한다. 그리고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어항 속에 물고기가 있다. 이 물고기가 생명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물이 생명을 가지고 있을까. 물고기가 살아 있으니 물고기가 생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그 물고기는 어항 밖으로 나가 살 수 없다. 생명은 물에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살았기에 곧 하늘이 살았다. 하늘이 살았기에 나도 살았다.’ 참으로 이 시대 종교가 가져야할 진리의 기본이다. 육신은 각각이지만 그 생명은 하나이다. 생명의 근원은 하나라는 얘기다. 지극한 기운이 공기다. 거기서 만사가 다 일어난다. 그리고 만 가지 일은 밥 한 그릇에 다 있다. 밥 한 그릇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이 세상의 진리와 이치를 다 터득할 수 있다.    


    - 꽤 과학적인데 사후 세계에 대해선 다른 종교와 어떻게 다른지.
    ▲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는 흔히 돌아가셨다고 한다. 천도교에선 돌아갔다는 말을 ‘환원하셨다’고 한다. 근원의 자리로 돌아갔다는 얘기다. 가을이 돼 감나무의 잎과 과일이 떨어졌다고 그 감나무가 죽은 것은 아니다. 감나무의 생명은 근원으로 돌아갔다. 사람은 죽은 뒤 자신의 성령을 돌려주고 육신의 역할을 마감한다. 그래서 천도교에선 이를 장생의 원리, 영적 장생이라고 한다. 


    - 천도교를 논할 때 동학을 빼놓을 수 없다. 
    ▲ 1860년 최제우가 경주 용단에서 득도를 했다. 한울님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가. 세상인심을 보니 유교, 불교로는 더 이상 교화가 안 되겠더라. 서학도 안 되겠더라. 이 세상의 권력도 부정한다. 권력으로 망가진 세상을 또 권력을 통해 얻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돈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없었다. 어떠한 것을 가지고도 세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가 곧 하늘이고 나도 곧 하늘인 것’이라는 새로운 진리를 천명했고, 그것은 동학의 출현이었다.


    - 천도교와 동학, 교리보단 행동을 우선시 하는 것처럼 보여 어떤 이들에겐 사회단체처럼 보일 여지가 있겠다.  
    ▲ 사실 무슨 정치사회단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게 그동안 세상 사람들에게 천도교와 동학이 뭘 가르쳤는지 잘 알리지 않았으니까 벌어지는 현상이다. 한국의 종교들 중 천도교만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을 한 종교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록을 비교해봐도 그렇다.
    천도교엔 3대 운동이 있었다. 갑오개혁, 동학농민운동, 3.1운동 등이다. 과거 150년의 우리 역사를 봤을 때 다른 어떤 종교도 이렇게 불꽃처럼 존재하지 않았다. 이건 우리가 무슨 대학 운동권 같은 종단이 아니라, 사람 섬기기를 하늘 같이 하라는 교리에 바탕 했기에 나온 결과물이다. 
    동학농민운동은 어떠했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보자고 일으킨 운동이다. 탐관오리들은 자기 밥그릇만 챙겼고, 농민들은 농사에 위협을 느꼈다. 이대로 살다가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 일어난 것이다. 당시 전국에 500개 이상의 동학 지하조직이 있었다. 이 조직이 다 일어났다. 미국, 영국, 프랑스 혁명이 가져다 준 결과에 대해선 잘 가르치는데, 동학 혁명의 중요성에 대해선 잘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도 프랑스 혁명 못지않은 혁명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동학 혁명은 정치 혁명이 아니라 최초의 인본주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사 이어집니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출처 - 시사주간지 위클리서울

    http://www.weeklyseoul.net/newsview.asp?mode=view&class=J01&seq=26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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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주간지 위클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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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큰 교훈 세월호 참사, 한낱 사고로만 치부해버려”
    <심층 인터뷰> ‘동학혁명 120주년’ 박남수 천도교 교령-2

    한국전쟁 이후 서양 종교 들어오며 거의 말살되다시피 해
    어린이 때리면 안 된다는 가르침 외면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갈등의 근본원인은 남북분단, 분단 해소되면 남남갈등도 해소
    사회적으로 올바른 일 꾸준히 해나가면 천도교 다시 부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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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지난 반세기동안 천도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역할이 미비했다.
    ▲ 천도교가 커나갈 수 없었던 첫 번 째 요인은 일제강점기 때 비롯됐다. 일본에선 민족종교 말살 정책을 펼쳤다. 조선 영토를 다 점령했지만 조선인들의 정신은 점령하지 못했다. 그래서 민족종교 말살정책은 조선총독부의 최대 정책이었다. 종교를 다 분산시켰다. 이후 남북분단이 되고 천도교는 정치적 문제에 걸려 들어간다. 천도교는 정치와 담을 쌓은 종교다. 건국되면서 동학이 또 다른 권력으로 둔갑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심정적으로 김구 쪽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승만은 야심을 위해 천도교에 접근했지만, 이승만은 아니라고 봤다.
    이후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천도교를 공식적으로 허가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참여를 못하니 세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쟁 이후엔 거의 말살되다시피 한다. 당장 입고 먹으려면 사람들은 교회로 가야했다. 서양에서 구호물품 보낼 때 어디를 통해 들어오는가. 천도교인들도 먹고 살기 위해 교회로 갔다. 교인 중 실제 목사가 된 이들도 있었다.


    - 동학혁명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들이 있다면.
    ▲ 청산과부 개과, 노비문서 폐지 등 그 이전까지 없었던 큰 변화가 있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적 변혁이 있었다. 최초의 시민주권사회가 형성됐고, 그 혁명의 정신이 3.1운동을 일으킨다. 3.1운동을 이끈 대표자들의 절반가량이 동학혁명 참가자들이었다. 그리고 항일운동도 동학혁명의 흐름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남북통일이다. 


    - 최근 어린이집 폭력 사태와 관련해 천도교에선 ‘국민교화와 생명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우리가 어렸을 때 맞았던 매는 빈곤을 타파하고 잘 살기 위한 사랑의 매일수도 있고 성장의 매일수도 있다. 매를 죽어라고 때린 적은 없다. 잘 하라고 매를 들었다. 과거엔 모든 게 부족했다. 매를 맞는 것도 생활의 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때리는 것은,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때린다. 그런데 보육교사만 때렸을까. 그것은 지금 이 사회가, 이 나라와 국가제도가, 이 세상인심이 보육교사를 통해 때리게 한 것이다. 때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우리 모두가 때린 것이다.  
    최제우 선생은 어린 아이를 절대 때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어린 아이는 우리 인간의 마지막 생명이고 가장 약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저항도 못한다. 가장 강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약한 부분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 아이는 미래의 희망이자 씨앗이다.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미래의 꿈을 끊어버리려고 작정한 것이다.
    천도교도였던 소파 방정환은 어린아이에 대한 존재감도 없던 시절인 1923년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늙은이’, ‘젊은이’처럼 ‘어린이’라는 존칭어까지 만들어 국민 모두가 어린이를 귀하게 여기도록 했다. 말도 못하고 반항도 못하는 어린아이를 때리는 행위는 전쟁터에서도 있을 수 없다. 이제 우리사회가 이 가르침을 외면하면 이제부터는 나락이다.  


    - 세월호 참사에선 어린 생명들이 희생당했는데.
    ▲ 세월호 참사,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잊어간다. 눈 뜨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구하지 못했다. 과학적인 실력과 돈이 없어서 못 구했을까. 사회적 부조리가 얽히고설켜 생명을 놓쳐버린 게 세월호 참사다. 진도 팽목항 근처 동네 사람들이 배 타고 다 나와서 한 사람 한 사람 안고 나왔으면 다 살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건 법으로 안 된다. 유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세월호 사건은 재앙인데 이 사건에서 가르쳐준 것을 잘 실천하면 복이 된다. 이 세상의 발전은 사람의 희생을 통해 이뤄진다. 사람이 죽으면 재앙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역사로 본다. 그건 앞으로 다가올 문제들을 해결하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생명 경시풍조, 물질문명과 권력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라는 뜻이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을 준 것인데, 우리는 그저 사고로만 치부해버린다. 


    - 왜 이런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고 생각하나.
    ▲ 오래전부터 물질의 풍요가 인간을 살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갈수록 물질의 노예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와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유치원 어린이 폭행 사건 등을 보라. 하나같이 사람과 생명이란 근본정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그런 사건에서도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바꾸지 못한다면 사건은 여전히 재앙으로 남을 뿐이다. 우리는 이제 그런 사건을 ‘새로운 세상을 만들라’는 계시로 여기고, 교훈을 얻어 제정신을 차려 인간성을 살려내야 한다.
    세상에선 정치인은 정치인답고, 교육자는 교육자답고, 상인은 상인다워야 한다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정치인도, 교육자도, 상인도 모두 사람다워야 한다. 권모술수라도 써서 승리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모두가 인간다워져야 한다. 사람됨을, 인간성을 찾아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보육교사도 사람의 존귀함에 대한 각성이 있어야지 규제만 강화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올해 광복 70년의 가장 큰 의미는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 병폐를 걷어내고 바로 서는 것이다. 우리의 운동이 옳다면 이웃종교에서도 협조하고 적극 동참해 주리라 믿는다. 천도교, 불교, 개신교가 모여 봉기한 3.1운동이 요원의 불길로 번진 것처럼, ‘어린이를 때리지 말자’는 생명운동도 전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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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토현 전투는 1894년 동학 농민 운동 당시 농민군이 전북 정읍 황토현 일대에서 관군을 무찌르고 첫 승리를 거둔 전투다.



    - 최근 들어 천도교는 남북문제에도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최제우는 ‘남진원만북하회(南辰圓滿北河回)’라고 남쪽이 원만해지면 북쪽도 강물을 바꾼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을 오늘날 적용하면 남북통일을 위해 남쪽이 통일을 위한 여러 경제적, 사회적 조건을 온전히 갖추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 70년 간 놀라운 역사를 써왔지만 아직 미비한 점이 많다.
    특히 지금은 대한민국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고 이를 위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혁신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혁신 동력을 얻기 위해선 사회적 대타협과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을 이루고 국민통합 수준을 높여 나가면 북한도 변하리라고 생각한다.


    -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천도교만의 메리트가 있다면.
    ▲ 남북통일이라는 건 국토가 다시 열리고 분단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광복 70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정한 광복은 남북통일이다. 그런데 이 저해요소가 분단의 역사다. 이 분단을 해소하기 위해선 민족의 동질성이 더 이상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엔 종교가 허용되지 않는다지만 천도교는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민족종교의 상징으로서 유지시키고 있다. 같은 민족이 같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종교가 천도교인 것이다. 반드시 통일의 문을 여는 데 천도교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 우리사회엔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근본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지금 우리사회 큰 문제는 갈등의 문제다. 이대로 가면 비용도 문제다. 이념 갈등 뿐 아니라, 동네 앞집 뒷집도 늘 갈등한다. 근본원인은 남북분단의 갈등이다. 남북이 화합으로 평화를 모색한다면 수많은 남남갈등, 지역갈등, 세대간 갈등, 빈부격차 문제 등이 해소될 수 있다.


    - 종교적 사회적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인간 본성을 되찾는 교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전만 읽고 앉아 있어선 안 된다. 행동하고 실천하는 경전시대가 돼야 한다. 동학농민운동, 3.1운동, 항일운동이 그러했듯 종교가 나라를 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천도교 교령으로서 앞으로 각오를 밝히자면.
    ▲ 천도교의 힘은 여전히 미약하다. 하지만 일거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사람들을 먼저 구하려고 한다고 구해지는 게 아니다. 천도교에 보람된 일거리가 있으면 사람들은 알아서 모여들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100년 전의 화려했던 시절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천도교 내부적으로는 조급한 입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늘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먼저 다가가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천도교에게 먼저 다가오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하기에 달렸다. 사회적으로 올바른 일을 꾸준히 해나가면 천도교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 질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동학농민운동 1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아무쪼록 동학 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많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출처 - 시사주간지 위클리서울

    http://www.weeklyseoul.net/newsview.asp?mode=view&class=J01&seq=2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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