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변 1주기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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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변 1주기에 부쳐
1년전 세월호의 침몰은 그대로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을 들어낸 사건이었다. 가장 인간다워야 할 우리 사회가 그동안 그렇다고 믿고 살아 온 우리들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자본만이 최고인 사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불법도 용납되는 기업, 부패에 눈 감아버리는 관료들 그리고 무능한 고위 공직자들과 제 역할을 못하는 정치인들 …
그들 모두가 우리와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살아 왔다는 사실을 직시할 때 우리들은 세상에 과연 어떤 외침을 주었는지, 아니 어떠한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전달해 왔는지를 반성하게 된다.
이제 1주기를 맞아 우리들은 다시 세상을 향해 외친다. 생명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고, 이제 남은 생명들에게 최선을 다 하자고 외친다. 이러한 우리들의 외침은 일차적으로 정부를 향한다. 모든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줄 의무가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 정부는 남은 생명들에게 최선을 다 해주고 있는가. 그래서 오늘도 광화문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주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있는가를.
아닌 것 같아서 더욱 화가 치민다. 도대체 정부는 세월호 침몰 이후 어떠한 대책을 세워 놓았던가. 초기의 안전조치 미흡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후의 조치 역시 실망 그 자체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차디찬 길바닥으로 내몰리고 청와대 앞에 누워 하늘에 별이 된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모들의 눈물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도 못 느끼는 정부를 탓하기도 지쳤다. 국회에서 통과된 특별법의 시행령을 만드느라 허송세월로 보내더니 그 대통령 시행령은 차라리 조사를 하지 말자는 노골적인 내용이었고, 공개적으로 피해자들을 돈으로 매꾸어 준다는 듯한 행태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처음에는 인양을 거론하다가 슬그머니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사라졌다가 최근 참변의 1주기를 앞두고는 다시 인양을 거론하고 있다.
이제 세월호 참사 1주기이다. 더 이상 국민을 상대로 기만하거나 유가족들에게 대못을 밖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그래서 참으로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하고 희생된 304위에 앞에 머리를 조아려라. 그리고 더 이상 생명이 경시되는 이 사회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주어야 한다. 돈보다 그리고 물질보다 소중한 것이 생명임을 선언해야 한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희생자들이 죽음으로 호소한 과제들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세월호 진상규명을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유족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어라.
오늘 우리들 동학인들은 한 떨기 꽃으로 수장된 생명들에 머리 숙이며 명복을 빈다.
2015년 4월 16일
(사)동학민족통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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