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치의 계절은 향기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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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은 향기롭지 못하다
이윤영/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벌써 3월 중순을 지나 4월초가 코앞이다. 경칩이 지났고 춘분이 지나면 양지쪽 담길 개나리와 산길 진달개가 화들짝 피어날 것이다. 그리고 온갖 새싹들이 만세를 부르며 돋아날 것이다. 아, 코 끝을 스치는 풀내음의 싱그러움과 꽃들의 향기로움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그래, 신바람이 나 동산 꼭대기에 단숨에 뛰어올라 “야~호”하고 두 팔을 쫙 편 넓은 가슴으로 온 세상을 안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봄은 꿈의 계절이요, 희망의 절기로써 좋은 일만 바라는 ‘춘삼월 호시절’을 노래하는가 보다. 이 좋은 호시절의 춘삼월(음, 양력포함)에 총선인가 뭔가 하는 여의도정치라는 향기롭지 못한 일들이 각종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그래서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국민들 사이에 거론 되고 있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시방 한국은 여의도 정치 즉 총선공천의 칼날들이 마치 조자룡의 헌 칼처럼 휘둘러져 민주적 원칙과 절차가 완전 무시되고 독재적 발상들이 너울너울 춤추고 있다. 또한 한미연합훈련은 마치 세계대전이라도 치를 듯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최고조로 긴장시키고 있다. 분위기를 보면 금방이라도 핵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위기의 상황들이 번쩍거리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개인의 출세와 당리당략 외 국가를 걱정하는 분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민족시인 이상화는 일제강점기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천도교 ‘개벽’지에 발표했었다. 현 국내 시국과 국제정세를 보면 마치 빼앗긴 들과 같고, 봄 같지 않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에, 미국의 핵 훈련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중러의 주도권쟁탈에 빼앗긴 들에 봄이 오지 않는다는 노래처럼, 우리네 대다수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조국과 민족을 생각하는 큰 정치인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오직 오는 총선과 대선의 유불리에 집착하며 상생이 아닌 상극의 정치에만 올인 하는 것 같다. 하기야 일부 종교들까지 자신들의 종교수장을 선출하는데 여의도정치보다 더한 행태를 보면서, 모든 분야가 병들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바로 종교가 중병이 걸렸는데 다른 것은 뭘 보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 종교의 희망은 교도들이며, 한 회사의 희망은 사원들이며, 한 국가의 희망도 국민들이라는 것에 절망이 아닌 희망을 가져본다.
97년 전 3.1만세운동의 교훈
지금으로부터 97년 전 기미3.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전민족의 가슴에 독립운동의 정신을 심어주었다. 3.1운동은 동학혁명을 계승한 자주민주해방운동이었다. 또한 거족적이며 거국적인 것은 물론 거교적인 독립평화운동이었다. 당시 천도교(동학), 기독교(감리교, 장로교), 불교(혁신파, 실천파)의 3대종교와 학생 시민 농민 즉 민중들의 자발적 참여로 세계만방에 조선의 독립을 선언한 세계역사에 길이 빛날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였다.
바로 3.1운동은 상해임시정부를 탄생시켰으며, 끊임없는 독립운동으로 해방을 맞이하였고 대한민국을 건국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금처럼 막대한 힘을 발휘하는 당시 강대국들에게 일제강점기해방 직후 나라는 남북으로 두 동강이 났으며, 6.25남북전쟁을 치러 엄청난 피해를 겪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였던가, 현재의 위기는 122년 전 갑오동학농민혁명 당시와 국내외 상황이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앞으로 3년 후 3.1운동 1백주년이다. 2019년 3월을 춘삼월 호시절로 만들어갔으면 한다. 바로 남북평화통일을 이루는 목표를 세우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북한의 핵실험 중단과 사과, 남한의 개성공단 재가동선언을 기점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남북경협 및 민간교류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특히 이웃나라처럼 남북자유왕래만 되어도 실질적인 통일이 성큼 다가 올 것이다. 그래서 빼앗기지 않은 들에 봄이 오면 봄 같아야 하고, 싱그럽고 향기로운 사람냄새가 새싹보다 꽃보다 더 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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