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좌담회 – 현 시국에 대한 천도교인의 입장과 대도중흥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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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시국선언에 함께한 천도교단 내 단체 모여 좌담회
-상설 대책기구 구성, 지속적인 실천, 대도중흥의 길 함께 모색키로
“현재의 시국은 해방 이후의 모순이 누적된 결과이며, 대통령이 직접 국정농단의 중심이 된 엄중한 사태입니다. 이것을 바로잡는 것은 보국안민을 기본적인 과제로 삼는 천도교인들의 당연한 의무라 할 것입니다.”
(사)동학민족통일회 등 천도교단 내 전위단체, 부문단체, 부설기관 등 관계자들은 지난 10월 31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11월 3일 수운회관 907호에서 긴급 시국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현재의 시국이 단순하고 일회적인 일탈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모순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좌담회는 박길수 개벽신문 주간의 사회로 고시형 동학민족통일회 사무총장, 최성희 천도교청년회 사무국장, 심국보 신인간 편집장, 윤태원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 홍보위원장, 김용휘 한울연대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여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은 이 사태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 대통령 하야 또는 실질적인 거국내각 구성과 같은 방안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그리고 전국민의 뜻이 모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하였다. 이를 위하여 각 단체들은 우선 각 단체 임원들과 회원들과 더불어 현 시국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특히 단체 회원으로서, 나아가 천도교인으로서 현 시국을 바라보는 올바른 마음가짐과 행동방식을 통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하였다.
나아가, 이번 사태에 즈음하여 천도교단 내 각 단체들이 회원들의 결속력과 활동력을 배가하고 조직을 정비함으로써, 현 시국 이후 전개될 사회적 흐름 속에서 천도교가 목표로 하는 보국안민, 포덕천하의 바람직한 사회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오는 11월 12일로 예정된 총궐기 행사를 앞두고 천도교인들의 모임을 구성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사회문제에 대한 각 단체의 대응력을 상향시키기 위하여 교단 내 관련 단체들이 연대하는 상설적인 대책위원회를 운영키로 하였다. 또한 이번 좌담회를 공동 주관한 <신인간>과 <개벽신문> 등에서는 정기적으로 좌담회 또는 시국강연 등을 개최하여 천도교인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천도교 본연의 자세를 회복함으로써 대도중흥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에 앞서 발표된 시국선언문 발표를 위하여 각 단체들은 단체 특성에 맞추어 긴급하게 관련 임원들의 중지를 모아 공동시국선언문 발표에 이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좌담회는 (사)동학민족통일회(상임의장 고윤지), ㈜신인간사(대표이사 지광철), 천도교청년회(회장 최은석),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관장 이윤영), 천도교한울연대(상임대표 임우남)과 개벽하는사람들(상임대표 김산)이 공동주최하고 월간 <신인간>(주간 심국보), <개벽신문>(주간 박길수)가 공동주관하였다.
<기사제공 / 박길수 개벽신문 주간>
아래는 10월 31일 발표한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현 시국에 대한 천도교인 선언
“박근혜 대통령은 그만 물러나라”
붉은 노을 하늘에 퍼져 핍박의 설움이 받쳐 / 보국안민 기치가 높이 솟았다 하늘 북 울리며 / 주린 배를 움켜잡고서 죽창 들고 일어선 그날 / 태평곡 격양가를 볼 것이다 농민들의 아우성이다 - 동학농민가 中에서-
피가 끓고 눈동자가 튀어나온다. 122년 전 그날처럼 죽창이라도 들고 싶은 심정이다. 나라의 근본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국민들의 분노와 비탄이 골목마다 흘러넘치고 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철탑 위에서 수백일째 아침이슬을 맞고, 어떤 이는 봉건 노예 같은 모멸감을 삼킨다. 청년들은 내일을 꿈꾸지 못하고 거리를 떠돌고, 가슴엔 유보된 사랑 대신 차디찬 열패감을 먼저 배운다. 돌아갈 곳 없는 노인들이 거리에서 위험하게 폐지를 줍고, 차디찬 골방에서 허리도 펴지 못한 독거노인은 주검조차 외롭다. 대기업의 거대 복합쇼핑센터의 불빛이 눈부실수록 동네 작은 가게들의 불이 하나둘씩 꺼지고, 파산한 가장은 마지막 재산인 아파트를 뒤로 하고 스스로 희생제를 지낸다. 이처럼 서민들의 삶은 비극(tragōidia)처럼 시연되고, ‘헬조선’의 울부짖음은 하늘에 사무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그렇게 좌초하고 있다.
대한민국호가 좌초되도록 갑판에 구멍을 낸 자들은 누구인가? 키를 잡은 자는 과연 누구인가? 저들은 개성공단의 마지막 엔진마저 꺼뜨리고, 국민의 생명을 외세에 내맡기고, 절차도 무시한 사드 배치 결정으로 안보 위기를 가중시키고, 남북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저들은 어린 학생들을 차디찬 바다에 수장시킨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막았으며, 우리 농업을 지켜내려고 상경한 한 농민을 국가권력으로 짓밟았다. 저들은 아베 정권에 비굴하게 굴종한 협상으로 할머니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세금 개혁으로 부의 재분배를 하는 대신 대기업에 온갖 특혜를 주고 불법에 눈감았다. 물론 껌 값도 안 되는 삥땅을 뜯어 대가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음으로써 하늘처럼 떠받들던 시장 질서를 스스로 교란시켰다.
‘오만과 편견’, ‘오기와 불통’의 폭압정치도 모자라 일개 민간인에게 외교·안보마저 사유물처럼 맡겨 국정을 농단케 하고, 그로 하여금 국가기관과 검경을 수족같이 부리게 했으며, 이 땅의 ‘정의(正義)’를 그야말로 개(犬)에게나 던져줄 물건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번의 즉각적인 사과 회견은 또 하나의 쇼였을지언정, 스스로 통치능력이 없음을 시인한 웃고픈 발설(發說)이었다. 오기와 불통의 정치였을 뿐만 아니라 철저히 무지하고 무능했으며, 부정하고 부패했다는 것을 이제 국민들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그만 내려오라.” 국민이 명령한다. 감당하기 버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제 마음의 안식을 되찾으라.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또다시 진실을 가리고 축소와 은폐로 국민들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눈이 멀고 귀가 멀었던 것이 몸서리쳐지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제 더 이상 국기문란, 민생파탄, 남북관계 파탄으로 대한민국을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일을 멈춰야 한다. 그동안으로의 고통과 흘린 눈물만으로도 충분하다. 즉각 그 직에서 물러나라. 그렇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이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일찍이 수운(水雲) 선생이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하리”라고 노래했듯이 분연히 떨쳐 일어날 것이다. 이에 우리 동학·천도교인들은 다음과 같이 엄중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 박근혜는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 별도 특검을 통해 국정농단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를 엄벌하라.
• 각계 대표와 시민사회가 중심이 된 ‘비상시국회의’를 통해 이후 정국은 국민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라.
포덕157년 2016년 10월 31일
(사)동학민족통일회, 천도교청년회,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 천도교한울연대, ㈜신인간사 , 개벽하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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