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란 무엇인가? (경전필사를 하시는 동덕님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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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한울스피치대회 속 경전필사대회, 필사는 무엇인가?
필사(筆寫) - 베끼어 씀. 책에 있는 글을 옮겨 쓰는 작업
천도교청년회에서는 이번 제6회 한울스피치대회에 경전암송대회와 함께 경전필사대회를 기획했다. 필사란 무엇일까? 이번 글은 필사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필사란 무엇인가
필사란 글자 그대로 필사(筆寫), 즉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글을 잘 쓰는데 왕도는 없다고 하지만 필력을 키우기 위해 전문가들이 가장 흔히 추천하는 방법 역시 필사(筆寫)다. 작가나 기자 지망생들의 주된 연습방법이기도 하다. 좋은 글을 베껴 쓰며 문체와 문장구조를 익히고 이해하므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느는 것이다. 최근에는 필사의 다양한 장점들이 알려지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도 필사의 인기가 높다.
필사책 판매 급증… 1년 새 17배
특히 출판계에서 ‘필사책 붐’이 뜨겁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20종에 불과하던 필사책은 불과 1년 새 60종이 넘게 출간됐다.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온라인서점 예스24를 통해 올 3월까지 판매된 필사책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배 넘게 증가했다. 필사책이 인기를 끌면서 서점가에서도 필사책 바람몰이가 한창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3월 한 달 동안 ‘봄의 길목에서 만나는 책의 향기, 필사’라는 주제로 필사책 특별전을 진행했다. 별도 공간을 마련해 지금까지 출간된 50여 종 이상의 필사책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이다. 남보람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지난해 컬러링북과 캘리그라피 열풍에 이어 필사책이 힐링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세상의 빠른 변화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아날로그적인 행위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필사는 손으로 하는 명상
필사는 흔히 ‘손으로 하는 명상’이라고 불린다. 손으로 글을 쓰면 자신도 모르게 몰입하므로 스트레스 해소와 명상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은 필사의 ‘치유’ 효과에 대해서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 행동교정과 함께 치매 환자 재활 등 다양한 정신장애 환자의 보조적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뇌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데, 또박또박 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가 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컴퓨터 화면과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필사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필사에 내재된 느림의 미학이 삶의 여유를 제공하는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슬로푸드나 느리게 걷기가 각광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스승님들도 하신 필사, 신앙심 높이는 데 기여
수운대신사께서 필법 수련을 행하시고 가르치신 기록이 있으며 경전 내용도 직접 쓰셨다. 신사 시대에는 경전 필사를 통해 도가 전파되어 나갔다.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는 대신사께서 직접 지으신 것을 해월신사께서 펴내신 것인데, 해월신사께서 발간하기 전에는 경전을 필사하는 것이 당시 경전을 전파하기 위한 일반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 해월신사는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필사본을 발간하신 역사도 있다. 의암성사께서는 경전 문구나 강화의 내용을 붓으로 쓰셨던 기록이 있다. 또한, 여암 최린 선생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께서 동경대전 필사를 통해 수도하신 기록도 있다.
제6회 한울스피치대회 경전필사대회에 참가요령
이번 경전필사대회는 분량과 규격이 모두 자유이다. 처음 기획된 대회이니만큼 동덕님들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쉽게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공책을 한 권 마련해서 경전 한 편만 펜으로 써 내려가도 되고 마음에 드는 문구만 짤막하게 필사해도 된다. 간혹 ‘경전필사’라고 하면 서예처럼 먹과 붓으로 글을 쓰는 거대한 일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전혀 아니다. 작은 수첩에 필사해도 되며 종이 한 장에 필사해도 작품으로 접수할 수 있다. 그냥 펜으로 해도 되지만 멋들어진 만년필이나 붓펜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필기구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편한 펜을 추천한다. 힘을 들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써지는 펜이 손의 피로감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연필은 특유의 부드러운 필기감을 느낄 수 있어 필사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다만 필사 후에 꼭 소감을 적어야 한다. 길지 않아도 좋다. 소설가 조정래는 “필사는 열독 중의 열독”이라면서 “읽기도 어렵지만, 소설을 옮겨 쓰는 것은 백 번 읽는 것보다 나은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필사를 한 후에는 거창하지 않더라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 느낀 바를 필사한 곳에 짧게 적어 제출하면 된다. 필사한 작품에는 꼭 성함과 소속교구, 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접수 기한은 11월 18일까지이며 청년회실로 우편접수한다. 직접 방문하는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우편 접수는 18일 우체국 소인을 기준으로 하며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일대로 457, 수운회관 903호이다.
마지막으로 경남 진주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조경국 씨는 “필사야말로 가장 순수한 독서”라고 했다. 활자를 옮기며 곱씹는 과정은 더디고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큰 만족감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필사를 하다 보면 오롯한 나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돈이 거의 들지 않고, 경쟁할 필요가 없는 취미다. 다만 청년회에서 필사대회를 연 이유는 어떤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전 공부 문화, 수련 문화의 한 종류가 될 수 있겠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스승님의 말씀을 다시 되새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각 교구에서도 이번 대회를 교구 내 새로운 경전 공부 문화를 만드는 기회로 삼는 건 어떨까. 경전암송이나 경전필사를 주제로 소모임을 만들어 새로운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쪼록 제6회 한울스피치대회가 많은 동덕님들이 종교생활과 포덕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1. 2016년 7월 12일 시사IN ‘필사야말로 가장 순수한 독서’ 장일호 기자
2. 2016년 4월 25일 매일경제 ‘손으로 하는 명상, 필사에 빠진 사람들 “백번 읽기보다 쓰는게 즐겁다” 힐링 체험’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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