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6번 지방도로에서 본 갑둔리(안개 자욱한 곳)]

포덕 31년(1890) 7월에 신사께서 양구(楊口) 간성(杆城) 등을 순회하고 인제군 남면(南面) 성황거리(城隍巨里) 이명수(李明秀)의 집에 이르렀는데 마침 새들이 뜰에 있는 나무에 앉아 우는 것을 보고 말씀하기를

『저 역시 시천주(侍天主)의 소리니라. 묘(妙)하다 천도의 영묘(靈妙) 일에 간섭(干涉)치 않음이 없도다. 위로는 일월(日月)의 큼과 아래로는 티끌의 적음이 다 천도의 영광이니라. 이제 어리석은 사람이 산(山)에 빌며 돌에 빌어 복(福)을 구하는 자 또한 영험이 없지 아니함은 이 또한 천지의 영묘(靈妙)가 비치우지 않음이 없는 증거니라. 그러나 화(禍)와 복(福)은 결코 밖에 있는 것이 아니요 내가 내 마음으로 마련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마음은 화복(禍福)의 기틀이며 천주(天主)의 권능(權能)이니라 』고 하였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강시(降詩)가 있었다.

『수심성이혹태(守心誠而或怠) 인지변야쌍전(人之變也雙田) 수심경이태연(守心敬而泰然) 산가실어벽해(山可實於碧海) 구악춘회(龜岳春回) 용전태양주(龍傳太陽珠) 궁을회문명(弓乙回文明) 운개천지일(運開天地一) 도재수일생(道在水一生) 수류사해천(水流四海天) 화개만인심(花開萬人心)』

이 해 8월에 도인(道人) 장희주(張希周) 윤상오(尹相五) 등이 신사에게 『서인주(徐仁周)를 가(可)히 보석(保釋)할 수 있으나 돈이 없으므로 어렵습니다 』라고 고하자 신사께서 손병희에게 명(命)하여 5백냥을 구하여 보내게 하고는 제자들에게 말씀하기를 『인주의 생사(生死)가 확연(確然)치 않으니 너희들은 식사 때에 인주를 위하여 고천(告天)하라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