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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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을묘천서를 받다 대신사께서는 그 후 처가에서 멀지 않은 울산 유곡동 여시바윗골에 3칸 초옥을 짓고 논밭을 마련하여 여기서 계속 사색에 잠겨 우주 자연의 무왕불복(無往不復)하는 이치와 인간사회의 성쇠소장(盛衰消長)하는 상도(常道)를 깊이 연구함으로써 근근불태(勤勤不怠)하고 성성불매(惺惺不昧)하였다. 대신사의 나이 32세 때 포덕전 5년 을묘 3월 3일의 일이다. 천지가 고요하고 뜰 아래 살구꽃이 만발한 속에서 대신사께서 홀로 책에 심취하고 있을 때 문득 눈을 들어 본즉 한 이인(異人)이 앞에 서 있음을 보았다. 이인은 합장 배례하고 대신사에게 고하기를『소생은 금강산 유점사에서 백일기도를 하옵더니 공부를 마치는 날 자리 앞에 책 한권이 놓여 있으므로 읽어 본즉 천하의 이상한 글이라 도저히 글뜻을 알 길이 없어 이 글을 아는 사람을 찾기 위하여 천하를 주유하되 아직 그 사람을 보지 못하였더니 오늘 선생을 뵈오매 마음에 크게 감동한 바 있어 이 책을 드리오니 원컨대 선생은 깊이 연구하소서, 3일 후에 다시 오겠습니다.』하고는 물러가는 것이었다. 대신사께서 3일을 두고 연구한 결과 처음으로 글뜻을 알게 되었다. 3일후에 이인이 다시 나타나 글뜻을 묻는지라 대신사께서 『알았노라』고 하니 이인이 말하기를 『선생은 참으로 하늘이 내신 훌륭하신 분입니다』하고 계하(階下)에 내려서자 문득 보이지 아니하였다. 대신사는 이런 일이 있은 후부터 더욱 수련에 게으름이 없이 도(道)닦기에 힘썼다. 대신사께서 보니 그 글 가운데「지극한 정성으로 한울님께 49일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뜻이 있으므로 이대로 실천하기로 작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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