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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덕30년(1889) 11월에 경상도 금산군(金山郡) 복호동(伏虎洞) 김창준(金昌駿)의 집에 이르러 신사께서 친히 쉬운 글로 내칙(內則)과 내수도문(內修道文)을 지어 각포(各包)에 보냈는데 내칙은 주로 태아교육(胎兒敎育)에 중점(重點)을 두었고 내수도문은 부인수도(婦人修道)에 중점을 둔 교훈(敎訓)이다.
[내 칙]
포태하거든 육종(肉種)을 먹지 말며, 해어(海魚)도 먹지 말며, 논의 우렁도 먹지 말며, 거렁의 가재도 먹지 말며, 고기 냄새도 맡지 말며, 무론 아무 고기라도 먹으면 그 고기 기운을 따라 사람이 나면 모질고 탁하니, 일삭이 되거든 기운 자리에 앉지 말며, 잘 때에 반듯이 자고, 모로 눕지 말며, 침채와 채소와 떡이라도 기울게 썰어 먹지 말며, 울새 터논 데로 다니지 말며, 남의 말 하지 말며, 무거운 것 들지 말며, 무거운 것 이지 말며, 가벼운 것이라도 무거운 듯이 들며, 방아찧을 때에 너무 되게도 찧지 말며, 급하게도 먹지 말며, 너무 찬 음식도 먹지 말며, 너무 뜨거운 음식도 먹지 말며, 기대 앉지 말며, 비껴서지 말며, 남의 눈을 속이지 말라.
이같이 아니 말면 사람이 나서 요사(夭死)도 하고, 횡사(橫死)도 하고, 조사(早死) 도 하고, 병신도 되나니, 이 여러가지 경계하신 말씀을 잊지 말고 이같이 십삭을 공경하고 믿어하고 조심하오면 사람이 나서 체도도 바르고 총명도 하고 지국과 재기(才技)가 옳게 날 것이니, 부디 그리 알고 각별 조심하옵소서.
이대로만 시행하시면 문왕같은 성인과 공자같은 성인을 낳을 것이니, 그리 알고 수도를 지성으로 하옵소서. 이 내칙과 내수도하는 법문을 첨상가에 던져 두지 말고, 조용하고 한가한 때를 타서 수도하시는 부인에게 외워 드려, 뼈에 새기고 마음에 지니게 하옵소서. 천지조화가 다 이 내칙과 내수도 두 편에 들었으니, 부디 범연히 보지 말고 이대로만 밟아 봉행하옵소서.
[내 수 도 문]
부모님께 효를 극진히 하오며, 남편을 극진히 공경하오며, 내 자식과 며느리를 극진히 사랑하오며, 하인을 내 자식과 같이 여기며, 육축(六畜)이라도 다 아끼며, 나무라도 생순을 꺾지 말며, 부모님 분노하시거든 성품을 거슬리지 말며 웃고, 어린 자식 치지 말고 울리지 마옵소서. 어린아이도 한울님을 모셨으니 아이 치는 것이 곧 한울님을 치는 것이오니, 천리를 모르고 일행 아이를 치면 그 아이가 곧 죽을 것이니 부디 집 안에 큰 소리를 내지 말고 화순하기만 힘쓰옵소서. 이같이 한울님을 공경하고 효성하오면 한울님이 좋아하시고 복을 주시나니, 부디 한울님을 극진히 공경하옵소서.
가신 물이나 아무 물이나 땅에 부을 때에 멀리 뿌리지 말며, 가래침을 멀리 뱉지 말며, 코를 멀리 풀지 말며, 침과 코가 땅에 떨어지거든 닦아 없이 하고, 또한 침을 멀리 뱉고, 코를 멀리 풀고, 물을 멀리 뿌리면 곧 천지부모님 얼굴에 뱉는 것이니 부디 그리 아시고 조심하옵소서.
잘 때에 「잡니다」 고하고, 일어날 때에 「일어납니다」 고하고, 물길러 갈 때에「물 길러 갑니다」 고하고, 방아 찧으러 갈 때에 「방아 찧으러 갑니다」 고하고, 정하게 다 찧은 후에 「몇 말 몇 되 찧었더니 쌀 몇 말 몇 되 났습니다」 고하고, 쌀 그릇에 넣을 때에 「쌀 몇 말 몇 되 넣습니다」 고하옵소서.
먹던 밥 새 밥에 섞지 말고, 먹던 국 새 국에 섞지 말고, 먹던 침채 새 침채에 섞지말고, 먹던 반찬 새 반찬에 섞지 말고, 먹던 밥과 국과 침채와 장과 반찬등절은 따로 두었다가 시장하거든 먹되, 고하지 말고 그저「먹습니다」 하옵소서.
조석할 때에 새 물에다 쌀 다섯번 씻어 안치고, 밥해서 풀 때에 국이나 장이나 침채나 한그릇 놓고 고하옵소서. 금난 그릇에 먹지 말고, 이 빠진 그릇에 먹지 말고, 살생하지 말고, 삼시를 부모님 제사와 같이 받드옵소서.
일가 집이나 남의 집이나 무슨 볼 일 있어 가거든 「무슨 볼 일 있어 갑니다」 고하고, 볼 일 보고 집에 올 때에 「무슨 볼 일 보고 집에 갑니다」 고하고, 일가나 남이나 무엇이든지 줄 때에 「아무것 줍니다」 고하고, 일가나 남이나 무엇이든지 주거든 「아무 것 받습니다」 고하옵소서.
이 칠조목을 하나도 잊지말고 매매사사를 다 한울님께 고하오면, 병과 윤감(輪感)을 아니하고, 악질과 당학(唐)을 아니하오며, 별복(鼈腹)과 초학(初)을 아니하오며, 간질(癎疾)과 풍병(風病)이라도 다 나으리니, 부디 정성하고 공경하고 믿어 하옵소서. 병도 나으려니와 위선 대도를 속히 통할 것이니, 그리 알고 진심 봉행하옵소서.
포덕31년(1890) 1월에 신사의 부인 손씨(孫氏)가 생남(生男)하였는데 이름을 동희(東曦)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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