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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吟 (우음)
南辰圓滿北河回 大道如天脫劫灰
남진원만북하회 대도여천탈겁회
남쪽 별이 둥글게 차고 북쪽 하수가 돌아오면, 대도가 한울같이 겁회를 벗으리라.
鏡投萬里眸先覺 月上三更意忽開
경투만리모선각 월상삼경의홀개
거울을 만리에 투영하니 눈동자 먼저 깨닫고, 달이 삼경에 솟으니 뜻이 홀연히 열리도다.
何人得雨能人活 一世從風任去來
하인득우능인활 일세종풍임거래
어떤 사람이 비를 얻어 능히 사람을 살릴 것인가, 온 세상이 바람을 좇아 임의로 오고가네.
百疊塵埃吾欲滌 飄然騎鶴向仙臺
백첩진애오욕척 표연기학향선대
겹겹이 쌓인 티끌 내가 씻어버리고자, 표연히 학을 타고 선대로 향하리라.
淸霄月明無他意 好笑好言古來風
청소월명무타의 호소호언고래풍
하늘 맑고 달 밝은 데 다른 뜻은 없고, 좋은 웃음 좋은 말은 예로부터 오는 풍속이라.
人生世間有何得 問道今日授與受
인생세간유하득 문도금일수여수
사람이 세상에 나서 무엇을 얻을 건가, 도를 묻는 오늘날에 주고 받는 것이로다.
有理其中姑未覺 志在賢門必我同
유리기중고미각 지재현문필아동
이치 있는 그 내용을 아직 못 깨달아, 뜻이 현문에 있으니 반드시 나 같으리.
天生萬民道又生 各有氣像吾不知
천생만민도우생 각유기상오부지
한울이 백성을 내시고 도 또한 내었으니, 각각 기상이 있음을 나는 알지 못했네.
通于肺腑無違志 大小事間疑不在
통우폐부무위지 대소사간의부재
폐부에 통했으니 어그러질 뜻이 없고, 크고 작은 일에 의심이 없네.
馬上寒食非故地 欲歸吾家友昔事
마상한식비고야 욕귀오가우석사
마상의 한식은 연고지가 아니요, 우리집에 돌아가서 옛일을 벗하고 싶네.
義與信兮又禮智 凡作吾君一會中
의여신혜우예지 범작오군일회중
의리와 신의여 또한 예의와 지혜로다, 무릇 나와 그대 한 모임을 지으리.
來人去人又何時 同坐閑談願上才
내인거인우하시 동좌한담원상재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또 어느 때일까, 같이 앉아 한담하며 상재를 원할까.
世來消息又不知 其然非然聞欲先
세래소식우부지 기연비연문욕선
세상 되어오는 소식 또한 알지 못해서, 그런가 안 그런가 먼저 듣고 싶어하네.
雲捲西山諸益會 善不處卞名不秀
운권서산제익회 선불처변명불수
서산에 구름 걷히고 모든 벗 모이리니, 처변을 잘못하면 이름이 빼어나지 못하리라.
何來此地好相見 談且書之意益深
하래차지호상견 담저서지의익심
어떻게 이곳에 와서 서로 좋게 보는거냐, 말하고 글쓰는 것 뜻이 더욱 깊더라.
不是心泛久不此 又作他鄕賢友看
불시심범구불차 우작타향현우간
이 마음 들뜨지 말라 오래 이렇지 않으리니, 또 타향에서 좋은 벗을 보리로다.
鹿失秦庭吾何群 鳳鳴周室爾應知
녹실진정오하군 봉명주실이응지
사슴이 진나라 뜰을 잃었다니 우리가 어찌 그런 무리인가, 봉황이 주나라에서 우는 것을 너도 응당 알리라.
不見天下聞九州 空使男兒心上遊
불견천하문구주 공사남아심상유
천하를 보지도 못하고 구주는 말로만 들었으니, 공연히 남아로 하여금 마음만 설레게 하네.
聽流覺非洞庭湖 坐榻疑在岳陽樓
청류각비동정호 좌탑의재악양루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동정호 아닌 줄 알겠고, 앉은 자리가 악양루에 있음인지 의심하네.
吾心極思杳然間 疑隨太陽流照影
오심극사묘연간 의수태양유조영
내 마음 지극히 묘연한 사이를 생각하니, 의심컨대 태양이 흘러 비치는 그림자를 따르네.